김해 분청사기의 꿈 이뤄질까?

입력 : 2025-07-03 18: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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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촌 조성 신월역 개발과 연계
이달 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 주목
GB 해제 명분·사업성 확보 ‘관건’

경남 김해분청도자박물관 내에 전시된 작품들. 김해시 제공 경남 김해분청도자박물관 내에 전시된 작품들. 김해시 제공

분청사기 본고장인 경남 김해시가 오랫동안 꿈꿔온 도예촌 건립 사업의 물꼬를 튼다. 부전~마산 복선전철 신월역 주변에 주거·전시 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역세권 개발 연계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다.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사업성 확보는 사업 추진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3일 김해시에 따르면 오는 2036년까지 7713억 원을 투입해 진례면 신월리 일대 104만 5025㎡에 도예촌과 전시 공간, 주거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다만,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려면 이달 중 예정된 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가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나와야 한다.

김해시는 앞서 2021년 11월 경남개발공사와 협약을 맺고 진례면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인근 도예촌 건립에 나섰다. 하지만 경남개발공사 자체 타당성 조사 결과 사업성이 낮다는 결론이 나왔고, 지난해 4월 협약을 해지하면서 사업은 물거품이 될 위기를 맞았다. 김해시는 이를 계기로 다른 사업지 물색에 나섰고, 지금의 신월역 주변을 선택하게 됐다.

김해시 도시계획과 측은 “클레이아크미술관 인접지는 조성원가가 높아서 도예인들이 기존 공방 등을 매도하고 입주하기에 부담이 컸다”며 “도예인 입주 의향이 낮아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기존 신월역 개발사업과 연계해 도예촌을 만드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꼬인 실타래는 단번에 풀리지 않았다. 김해시는 지난해 5월 국토교통부 주관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위한 국가지역전략사업’에 사업 신청서를 냈지만 12월에 고배를 마셨다. 그린벨트(GB) 총량 내 사업으로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김해시는 신월역을 사업지로 설정해 진행한 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가 나오면 사업성 여부를 따져 향방을 정할 방침이다. 사업성이 확보되면 내년 1월 민간사업자를 공모해 연말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경남도의 GB 해제 승인 절차를 거쳐 2032년 착공을 목표로 달린다. 반면 사업성 확보가 안 되면 향후 다른 공모사업과 연계하거나, 건설경기가 회복된 후 사업성을 재검토하고 추진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김해시가 도예촌 조성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분청사기 명맥 유지와 도예인 생활 안정, 지역 균형발전 도모 등을 위해서다. 김해 분청사기가 한국 도자 문화의 대표 유산이라는 자부심도 있다.

김해 지역 도예인들은 도예촌 사업 추진 소식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김해도예협회 배창진 이사장은 “김해에는 도예가 100여 명이 활동 중이다”며 “공방이 밀집되면 좋은 점이 많다. 관람객 또는 소비자가 지역 곳곳을 돌지 않고 한군데서 작품을 보고 구매할 수 있다. 도예인의 생활 기반에 숨통을 틔우게 해 작업 능력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야토기 재현작가 강효진 씨도 “경기가 어려울 땐 문화산업이 가장 먼저 큰 타격을 받는다. 도자 관련 중요 유물들이 김해에서 많이 출토된다. 분청사기 본고장의 명맥을 이어가려면 도예촌 조성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해시 도시계획과 측은 “사업 추진의 핵심은 GB 해제 명분과 사업성 확보”라며 “사업 취지와 그 의미 등을 살릴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16년 6월 김해시에서는 ‘상동 분청사기 가마터’가 발굴됐다. 조선 전기(1390~1480년)에 분청사기와 백자를 구운 가마로 한 가마에서 두 도자기를 동시에 구웠던 흔적이 발견된 국내 최초 유적이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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