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대변항에 향고래 한 마리가 나타나 고래연구소 등이 먼바다로 이동을 유도 중이다.
13일 울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5분께 기장군 연화리 앞바다에서 고래가 바위에 걸린 것 같다는 낚시객 신고가 접수됐다. 7~8m 크기로 추정되는 고래는 오전 11시 20분 현재 대변항 방파제 인근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오전 5시 20분께 현장에 출동한 울산해경 기장파출소 측은 고래가 먼바다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상황을 종료했다. 그러나 약 2시간 후 관광객의 추가 신고로 고래가 계속 대변항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우선 어민들에게 주의 문자를 발송하는 등 고래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관계자들도 현장에 도착해 고래 상태를 확인하고 먼바다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해경은 구조정을 배치하고 잠수복을 착용한 채 대기 중이다.
향고래는 이빨고래류 중 가장 큰 종으로 최대 18m까지 자란다. 머리가 몸길이의 3분의 1에 달하며 최대 80분 동안 수심 2200m까지 잠수할 수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1996년 향고래를 멸종위기 취약종으로 분류했고, 우리나라는 2007년 보호대상 해양생물로 지정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이경리 박사는 “대변항에서 발견된 고래는 성체가 아닌 7~8m 크기의 새끼로 추정된다. 여기까지 온 이유는 알 수 없다”며 “심해에서 대왕오징어와 큰 물고기 등을 잡아먹고 살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들을 동원해 먼바다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