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참변’ 부산 북구 아파트 화재, 현관 옆 작은방서 불 시작… 추가 정밀 조사 진행

입력 : 2025-07-14 17: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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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 옆 작은방서 불길 시작, 전자기기 다수 확인
대피로 차단돼 모자 숨진 것으로 추정… 부검 등 진행


지난 13일 낮 12시 20분께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이 화재로 80대 노모와 50대 큰아들이 숨졌다.부산경찰청 제공 지난 13일 낮 12시 20분께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이 화재로 80대 노모와 50대 큰아들이 숨졌다.부산경찰청 제공

지난 13일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나 80대 모친과 50대 아들이 숨진 사고(부산일보 7월 14일자 8면 보도)에 대한 합동감식 결과, 불은 최초 세대 출입문 옆 작은방에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공간에는 스탠드형 에어컨 등 각종 전자기기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 화재조사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산소방재난본부, 전기안전공사 등은 1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합동감식을 진행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작은방과 그 주변으로는 스탠드형 에어컨을 비롯해 컴퓨터, 각종 전선과 전자기기, 전동스쿠터 배터리 등이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당시 스탠드형 에어컨이 작동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폭넓게 열어두고 두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불은 현관 옆 작은방에서 시작돼 출입문 방향으로 번지면서 일가족이 신속히 대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발화 지점이 거실과 인접한 탓에 연기와 화염이 빠르게 확산됐고, 가족들은 반대편 주방 쪽 창문으로 몰려 구조를 기다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숨진 80대 어머니는 주방 옆방 창문으로 구조를 기다리다 안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큰아들은 주방에서 구조됐지만 결국 숨졌다. 작은아들만이 주방 발코니 창문을 통해 소방 사다리차로 구조됐다.

경찰은 작은방에서 수거한 타버린 전자기기를 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정을 의뢰했으며, 결과에 따라 정확한 발화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또한 부검을 통해 모자의 사망 경위도 조사할 방침이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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