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주요 대학들도 전공을 유예한 뒤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진로에 맞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전공학부(무전공학과)’를 적극 운영하고 있다. 자유전공학부는 입학 후 1~2년 동안 여러 전공을 탐색한 뒤 대학이 정한 기준에 따라 진입 전공을 선택하는 구조다.
당장 전공을 선택하지 않아도 되며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지만 학교별로 전공 진입 시기나 방식은 차이가 있어, 수험생은 지원 전 학사 운영 방식까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수시에서 주요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부교과전형과 종합전형을 중심으로 부산 각 대학의 모집 현황을 정리했다.
■부산 9곳 대학 ‘자유전공’ 수시 모집
14일 대입정보포털 대학어디가에 따르면 2026학년도 수시(학생부교과전형·종합전형) 기준 부산에서는 부산외대, 국립부경대, 동의대, 동서대, 부산대, 동아대, 경성대, 고신대, 부산가톨릭대 등 9개 대학이 자유(자율)전공학부를 운영하며 신입생을 선발한다.
부산외국어대는 지난해부터 신입생 전체를 자유전공제로 모집한 유일한 학교다. 수시에서 ‘통합모집(자유전공)’ 명칭으로 총 1256명을 모집한다. △학생부교과(일반고교과) 586명(지난해 경쟁률 3.05 대 1) △교과면접 265명(1.35 대 1) △학생부종합 150명(2.54 대 1) △특성화고교과 120명(3.68 대 1) △기회균형 25명(4.60 대 1) 등이다. 신입생들은 2학년 진학 시 희망 전공을 100% 선택할 수 있다.
국립부경대는 수시에서 학생부교과(교과성적우수인재) 200명, 지역혁신인재 50명 등 총 250명을 모집한다.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한 지난해 기준 경쟁률은 각각 9.90 대 1, 11.48 대 1로 부산권 대학 중 가장 높았으며, 합격자 상위 70% 등급은 3.4 수준이었다. 이 외에도 단과대별 자유전공학부를 포함하면 총 732명을 선발해 규모가 더 커진다.
현재 부산에서는 부산외대와 국립부경대가 자유전공학부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부산외대는 지난해부터 학기마다 전공설명회를 열고 있으며, 국립부경대도 지난 5월 13일부터 전공 탐색 주간을 개최해, 53개 학부·학과·전공 부스를 열고 해당 전공 교수진과 재학생 선배들이 신입생에게 직접 전공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산대는 자유전공학부에서 학생부교과 41명, 학생부종합 30명 등 총 109명을 모집한다. 동아대는 교과성적우수자 25명, 지역인재 22명, 농어촌학생 2명으로 총 49명을 선발한다. 동의대는 일반고교과, 특성화고, 기회균등 등 학생부교과전형으로 36명을 모집하며, 전형별 성적대가 달라 세부 비교가 필요하다.
동서대는 일반계교과전형 33명, 학생부면접 10명, 고교생활우수자 22명, 학생부종합 6명 등 총 87명을 선발한다. 경성대는 일반계고교과 20명, 지역인재 17명으로 총 37명을, 고신대는 일반고 15명, 특성화고 5명으로 총 20명을, 부산가톨릭대는 교과성적우수자 14명, 학생부종합(자기추천) 5명으로 총 19명을 모집한다.
■수도권서도 자유전공 선호도 높아
이처럼 부산 주요 대학에서도 자유전공학부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에서도 자유전공학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가 분석한 2025학년도 수시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고려대·성균관대 등 수도권 주요 15개 대학의 자유전공학부는 지난해 수시 기준 대학 내 전체 모집단위 중 평균 상위 26% 수준이었다. 1학년 때 전공을 미리 선택하지 않고, 진로를 탐색하며 추후 관심 분야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이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입시 결과 순위는 상위 누적 평균 44.84%로 중간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문계열, 자연계열로 나눠 자유전공학부를 모집한 경우보다 통합해서 모집했을 때 수험생들의 선호가 더 높았다. 통합선발 자유전공학부 경쟁률 순위는 대학 내 전체 모집단위에서 평균 상위 21.76%정도였지만, 인문계열은 35.4%, 자연계열은 22.93%에 그쳤다. 무전공(통합)에서도 지원자 중 상당수가 자연계 학생이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한양대(교과), 인하대 등에서는 무전공학과를 계열 구분 없이 선발하고, 국민대, 동국대, 명지대, 서울시립대, 숭실대, 아주대, 한양대(종합) 등에서는 선발 시 인문, 자연으로 구분하여 학생을 모집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자유전공학부가 다양한 학문을 경험한 뒤 전공을 정할 수 있는 제도이지만, 모집 규모가 크고 충원율이 높은 구조 특성상 경쟁률만 보고 섣불리 지원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지난해 결과를 바탕으로 선발 방식, 희망 전공 진입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