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이제는 MOGA 시대

입력 : 2025-07-14 17: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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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으로 옮겨오는 해양수산부의 임시청사가 동구 수정동의 빌딩 두 곳으로 확정됐다.

해수부 직원 850여 명과 그 가족들의 이주를 앞두고 인구 소멸 위기에 직면한 부산 원도심(동구·서구·중구·영도구)이 모처럼 들썩인다. 해수부는 지금까지 부산으로 옮겨온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2014년 12월 서울에서 문현금융단지로 이전한 한국자산관리공사(730명)가 이전까지는 가장 컸다. 해수부 이전은 침체된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상인들은 가게 매상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고, 주민들도 집값 상승을 꿈꾸고 있다. 상가 임대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였고, 부동산 중개인들의 통화량은 부쩍 늘었다고 한다.

해수부는 이명박 정부에서 5년간 폐지됐다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 부활했다. 그때 해수부 청사를 부산에 마련하자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지금도 일부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그때도 부처 차원의 이전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당시 해수부 고위 관료가 기자를 설득하던 목소리가 또렷하다.

“해수부 와봐야 겨우 직원 600명(지금보다 규모가 작았다) 내려옵니다. 청사 옆 중국집에서 짜장면 600그릇 밖에 더 팔겠습니까? 해수부는 다른 부처하고 같이 있어야 부산에 더 도움됩니다.”

나름대로 논리를 내세웠지만, 죽어가는 원도심 주민과 상인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줄서는 식당’까지는 아니라도 점심 때라도 빈자리 없이 영업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원도심 식당 주인들의 하소연이 귀에 울렸다.

해수부는 조만간 부산에 정식 청사를 마련해야 한다. 북항 재개발 지역이 가장 유력하다는 전언이다. 부지 선정, 실시설계, 착공 등의 기간을 감안하면 입주까지 3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북항은 2030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 예정지였다. 그때도 원도심은 크게 들썩였다. 하지만 2023년 11월 29일. 어이없는 표차로 부산이 유치전에서 탈락하자 “그러면 그렇지”라고 원도심 주민들은 한숨은 깊어갔다.

해수부가 동구에 임시청사를 마련한 데 이어 북항에 신청사를 짓게 되면 부산의 원도심은 다시 번영의 계기를 맞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선거 구호로 내세워 재선에 성공했듯이 부산도 MOGA(Make ‘Original City Center’ Great Again)를 발판으로 재도약했으면 한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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