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부산에 10시간 동안 호우주의보·경보가 지속되면서 강한 비바람이 들이닥쳐 주민들이 대피하고 사상~하단선 공사장 누수가 일어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부산·울산·경남을 강타한 비는 15일 오후 그쳤다가, 오는 16일부터 다시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지난 13일 오후 6시부터 14일 오전 4시까지 강풍과 호우 관련 신고 89건을 접수해 조치했다고 14일 밝혔다. 강서구에선 산사태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으며 붕괴 우려 지역 주민 60여 명이 대피했다. 산책로 등 48곳에서 출입이 통제되기도 했다.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구간 환승 통로에서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시 16분께 부산 사상구 괘법동 사상~하단선 지하 공사 구간에서 대량의 빗물이 유입됐다. 침수 지점은 부산도시철도 2호선 사상역 3·4번 출구 환승통로 구간으로 확인됐다. 부산교통공사는 정확한 유입 위치 등을 파악해 배수와 건조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지상과 연결된 자재 운반구를 통해 빗물이 갑작스럽게 쏟아져 들어왔다”며 “공사 현장이 콘크리트 구조로 마감돼 있어 배수 작업만 완료되면 별도의 건조 작업은 필요하지 않다. 많은 비에도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밤사이 내린 비로 부산의 주택과 건물, 도로에선 물이 차오르기도 했다. 13일 부산 사상구의 주차장을 포함해 서구·강서구·부산진구 등에서 주택과 도로가 침수됐다. 연제구와 해운대구 등에서도 도로가 침수되는 피해가 이어졌다.
가로수가 부러지거나 쓰러지는 피해도 있었다. 북구 덕천동에선 나무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안전 조치에 나섰다. 하수구와 맨홀 역류 현상도 나타났다. 사상구 괘법동 등의 맨홀에선 역류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담벼락이나 중앙분리대도 부서졌다. 부산진구 초읍동에선 옹벽이 붕괴 위험에 놓였고, 수영구 망미동 망미근린공원에선 담벼락이 파손됐다. 동래구 명륜동에선 야산의 토사가 내려오기도 했다.
부울경에는 15일에도 저녁부터 가끔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고 16일도 비가 내릴 전망이다. 16일 오전부터 밤사이 5~20mm 가량의 비가 내리겠고, 경남서부내륙은 10~4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오는 17일에도 새벽부터 비가 내리겠다고 예상했다.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기온이 조금 내려가겠지만, 비가 그친 뒤에는 습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1도 내외로 올라 무더울 것으로 전망된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