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상용근로자 수가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제조업의 호황과 부산시의 적극적 투자 유치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6월 고용 및 2분기 부산광역시 고용동향’에 따르면 부산의 상용근로자 수는 100만 3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6만 3000명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 규모다. 부산에서는 전국 특광역시 중 상용근로자가 가장 많이 늘었다. 일반적으로 상용근로자는 4대 보험의 혜택을 받고 1년 이상 고용계약이 예상되는 근로자로 일용직 등에 비해 안정적인 일자리로 평가받는다.
상용근로자 수가 늘어난 이유로는 지역 주력 산업인 조선기자재업이 호황이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는 제조업 종사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부산은 24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 2000명이 되려 늘었다. 부산시 일자리기획팀 관계자는 “제조업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데다 조선업이 호황을 누리며 그 수혜가 지역 조선기자재업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조선기자재업체들 중에는 일손 마련을 위해 상시 채용을 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부산시의 전폭적인 투자 유치도 상용근로자 증가에 한몫했다. 시는 2022년부터 2025년 5월까지 약 3년 5개월 동안 89개의 기업 투자를 유치했다. 본사를 이전한 경우가 15개, 공장을 신·증설한 경우가 55개, 해외에서 돌아온 경우가 4개, 외투기업 13개, 컨택센터 2개 등이다. 투자 규모는 13조 9982억 원이고, 이로 인해 1만 6682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거나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러한 상용일자리의 증가로 6월 부산 고용률은 59%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특수가 있었던 2002년 고용률 최고치 58.8%보다 높은 수준이다. 취업자 수도 171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 5000명이 증가해 올해 2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6월 부산의 실업률도 2.6%를 기록했다. 부산은 지난 3월부터 2.8%, 4월 2.2%, 5월 2.8%를 기록, 2%대 실업률을 유지 중이다. 일반적으로 3%를 자연실업률로 본다. 자연 실업률은 정보 비대칭, 기술 변화 등으로 생기는 실업률을 말한다.
반면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등이 포함되는 비임금근로자는 31만 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만 6000명이 줄었다. 부산시 일자리기획팀 관계자는 “최근 내수 부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소득원인 임금근로자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시는 이러한 ‘고용 서프라이즈’가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년간 1조 원이 투입되는 ‘라이즈 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지역 대학과 기업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인재 양성과 취업이 이어지는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역 내 민간 고용 활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과 청년, 중장년이 연결되는 실효성 있는 일자리 정책을 만들 것”이라며 “민선 8기 시정 방향에 따라 고용 안전망을 공고히 하면서도 기업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민간 중심의 일자리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