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유치에 성공했다. 그동안 해양도시, 영화도시로 국내외에 이름을 알려온 부산이 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7월 열리는 제 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는 196개 국가에서 약 3000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돼 지역 경제 파급효과도 클 전망이다.
■ 세계유산위원회 국내 최초 개최
16일 부산시에 따르면 국가유산청 등은 내년 7월 19~29일께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사전 포럼 행사 7일을 합쳐 총 18일간 행사에 약 185억 원의 국비가 지원된다. 행사는 국가유산청이 주관하며, 개최 장소는 해운대구 벡스코(BEXCO)가 유력하다. 부산시 조유장 문화국장은 “보통 국제회의 5일의 경제 파급효과를 700억~1000억 정도로 추산하는데, 그 2~3배에 달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세계유산위원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위원회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역대급’ 행사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도 함께 열리기 때문에 우리나라 등재 후보들을 적극 홍보하는 기회도 된다. ‘피란수도 부산 유산’과 ‘한양의 수도 성곽’ 등이 우리나라가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건으로, 조속한 등재 효과도 기대된다. 2021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서해 갯벌을 확장 등재하는 안건이 내년 부산 회의에서 논의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글로벌 도시로서 부산의 브랜드 가치 상승도 기대된다. ‘부산 선언’이 채택된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국가유산청과 협의해 부산 선언이 나올 수 있도록 의제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또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위해 유산청은 물론, 부산관광공사, 벡스코, 부산연구원, 부산문화재단 등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업할 계획이다. 특히 부산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각국 대표단과 참가자들에게 잊지 못할 행사가 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방침이다.
조 국장은 “부산콘서트홀과 영화의전당을 중심으로 부산의 문화 위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며 “특히 영화의전당 야외 극장에서 각국 대표들에게 그들의 문화유산 다큐 영화를 소개한다면 뜻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술올림픽, 두 번째 유치 성공
부산은 15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세계마술연맹 월드챔피언십(FISM WCM)’ 행사에서 2028년 FISM WCM 개최지로도 선정됐다. 일명 ‘마술올림픽’으로 불리는 이 행사는 앞서 부산이 2018년에 개최한 바 있다. 부산은 10년 만의 행사 유치 도전에서 경쟁 도시인 캐나다 퀘벡을 제쳤다.
2028년은 FISM 8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다. ‘제30회 FISM WCM’ 유치로 부산은 단순 개최 도시를 넘어, 마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단체인 FISM의 역사와 미래를 잇는 세계 마술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FISM WCM 2028’은 해운대구 벡스코를 중심으로 부산 전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전 세계 3000여 명의 마술사와 관계자가 부산을 방문하며 30만 명의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매직페스티벌 조직위는 2028년 마술올림픽에 앞서 2027년 열리는 세계마술연맹 아시아챔피언십(FISM ACM) 유치도 준비하고 있다. 부산매직페스티벌 강열우 집행위원장은 "2018년에도 추진한 바 있는 북한의 마술올림픽 참석을 위해 다시 한 번 노력할 예정"이라며 "2028년 부산에서 남과 북이 마술이라는 공감의 예술로 함께 무대에 설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