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상자산 법안 통과에…코인 시총 4조 달러 뚫었다

입력 : 2025-07-21 16: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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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본격 제도권 편입
비트코인·알트 폭등에 시총 급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고 업계에 대한 감독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지니어스 법’에 서명한 후 해당 문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고 업계에 대한 감독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지니어스 법’에 서명한 후 해당 문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가상자산을 제도권으로 안착하기 위한 법안들이 통과하자,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4조 달러(한화 약 5574조 원)을 넘어섰다. 비트코인이 이번 주 12만 3000달러선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시총 2위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모든 가상자산)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의 급등 배경은 미 하원이 지난 17일(현지 시간) 가상자산 관련 3대 패키지 법안을 통과시킨 영향이다. 이른바 가상자산 3법 중 ‘지니어스 법’은 상원과 하원 모두를 통과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까지 마쳤다. 지니어스 법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운영에 대한 명확한 규범 체계를 마련하는 점이 골자다.

지니어스법에 따르면 지급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신용조합, 비은행에서 발행할 수 있으며 이들 발행자는 연방 규제 당국에 등록해야만 한다. 발행자는 스테이블코인 상환 절차를 마련해 공개해야 하고, 발행 잔액과 준비자산 구성을 매달 보고해야 한다.

준비자산은 현금과 예금, 만기 93일 이내 국채 등 안전성이 높은 자산으로 한정되며 미국 내에서 발행·유통되는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은 원칙적으로 미국 달러화 표시 자산으로 구성해야 한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병관 부장대우는 지난 20일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본격화 움직임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니어스 법안 시행으로 스테이블코인 판도가 변화하고, 미국 달러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법안은 디지털 자산 관련 규제를 명확히 하는 ‘클래러티 법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개인에게 직접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수 없게 하는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감시 국가 방지법안’이다. 두 법안 모두 하원을 통과하고 상원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미국이 가상자산을 제도권으로 속속 들여오자, 전 세계 코인 시총은 4조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2022년 11월 미국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FTX가 파산했을 때 시총이 약 8000억 달러(약 1110조 원)까지 떨어진 이후 3년 만에 5배 이상 불어나게 됐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1만 6000달러(약 2220만 원)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가상자산 업계는 이번 법안 통과로 월가의 은행과 자산 운용가, 기업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은행, JP모건 등은 지니어스 법이 통과되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가상자산이 전통 금융시장에 지나치게 밀접할수록 시장 붕괴 시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연방 상원의원은 “지니어스 법이 우리 금융 시스템 전체를 파괴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안전장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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