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김희철(왼쪽) 대표이사가 거제사업장 1독 주변에서 근로자들에게 음료와 쿨토시 등을 건네주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여러분의 건강과 안전보다 중요한 건 없습니다.”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가 한 달 넘게 이어진 불볕더위에도 묵묵히 조업 현장을 지키며 구슬땀을 흘리는 현장 노동자 건강 챙기기에 나섰다.
김 대표이사는 23일 오전 경남 거제사업장을 찾아 작업장 내 마련된 혹서기 휴식 시설과 환경 등을 점검하고 온열질환 예방 지원 활동을 펼쳤다.
이번 활동은 최고의사결정권자가 직접 폭염에 지친 노동자를 달래고, 혹서기 위험으로부터 작업자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다.
조선 노동자에게 여름은 가장 견디기 힘든 계절이다. 선박 제작 공정 대부분이 야외나 밀폐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탓이다.
거대한 철 구조물로 둘러싸인 작업장에 서면 뙤약볕에 달궈진 철판 열기가 살갗을 파고든다.
현장 노동자가 느끼는 체감온도는 40도 이상이다. 특히 올해는 유난히 짧았던 장마 탓에 폭염이 더 일찍 찾아오면서 더 힘겹다.
그래도 손을 놓을 수가 없다. 모처럼 맞은 수주 호황에 3년 치 일감이 쌓였기 때문이다. 여름 집중휴가도 목전이라 마냥 일손을 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이날 제조총괄인 이길섭 부사장 등 생산·안전 담당 임원들과 함께 1독 주변을 직접 걸어다니며 각 시설 상황을 꼼꼼히 챙겼다.
중간, 중간 만나는 노동자에게 안부를 묻고 시원한 음료와 개인용 쿨토시, 쿨마스크를 건넸다.
김희철 대표는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건 여러분의 건강과 안전”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시원하고 건강한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같은 시각 작업장 곳곳에선 온열질환 예방 캠페인이 진행됐다.
‘온도는 올라가도 안전은 내려가지 않게’ 등 진심어린 문구의 새 홍보 현수막과 안내문을 게시하며 안전수칙 준수 필요성을 재차 상기시키고 경각심을 높였다.
한화오션이 올해 도입한 냉방버스. 7~9월 작업 인원이 급증한 곳을 중심으로 투입한다. 한화오션 제공
한편, 한화오션은 올해 ‘폭염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보다 체계적이고 선제적인 지원책을 도입했다.
폭염 안전관리 시행을 열흘가량 앞당기고, 취약 현장을 중심으로 찾아가는 ‘이동형 온열질환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같은 작업장이라도 생산 계획과 일정에 따라 폭염에 노출되는 상황과 정도가 바뀌는 특성을 고려한 조처다.
이를 토대로 에어컨, 정수기, 식염포도당 등이 비치된 임시 휴게실을 지난해 대비 3배 늘렸다.
또 현장에서 더위를 식혀주는 이동식 냉방버스를 운행하고 안벽 작업장 등 실외 작업이 빈번한 곳에는 하루 300개 이상의 얼음 생수를 제공한다.
여기에 이동식 대형 에어컨인 스팟쿨러 200여 대와 작업 때 착용하는 에어자켓, 쿨링기, 차광막, 파라솔 등을 1200개 이상 추가로 확보해 현장에 보급하고, 제빙기와 정수기도 150m 간격으로 배치했다.
이와 함께 체감온도에 따라 오전과 오후 휴식 시간을 배로 늘리고, 주 2~3회 갈비탕, 닭백숙 등 보양식과 생과일 화채·음료 등을 제공하는 등 먹거리도 든든하게 채우고 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