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6년 만에 다시 개장해 기대를 모으는 삼락생태공원 물놀이장이 장기 방치 차량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주일 치 사전 예약이 마감될 만큼 물놀이장의 인기가 높지만, 공원 주차장에 방치된 장기 주차 차량 탓에 제대로 된 주차 공간 확보가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 사상구청은 지난 18일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에 ‘물놀이장 주변 불법 주정차를 방지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29일 밝혔다. 한 번에 최대 15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삼락생태공원 물놀이장이 개장하면서 방문객 차량이 대거 몰릴 것을 대비해 일대 주차장을 정비해 달라는 취지였다.
물놀이장 주변 공원 주차장이 무료로 개방돼 있어, 장기 주차 차량과 아예 버려지거나 방치된 차량도 많다. 취재진이 찾은 물놀이장 인근 P8 주차장에서는 반쯤 부서진 화물 트럭이 방치돼 있기도 했다.
사상구청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지난해 사상강변축제 때도 장기 방치 차량 단속을 요구했다”며 “이번 물놀이장은 주차난 해소를 위해 700면 규모 임시 주차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 방치 차량이 엄연히 사유재산인 데다 이를 견인할 법적 근거도 명확하지 않아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문자 발송으로 장기 방치 차량 소유주에게 출차를 독려하는 수준으로만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 시 낙동강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락생태공원에 2개월 이상 방치된 차량은 10대다. 통계로 관리하지 않는 2개월 이내 장기 주차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여행, 장거리 출장 등 다양한 이유로 공원 주차장에 차를 두고 가는 경우가 많다.
시 낙동강관리본부는 강서구청, 사상구청 등과 이달 회의를 개최하며 견인 등 장기 방치 차량 해결책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국토교통부에 무단 장기 방치 차량을 견인할 수 있는지 대해 유권해석을 요청하기도 했다.
시 낙동강관리본부 관계자는 “본부가 공원 관리를 책임지는 게 맞으나, 견인 도구부터 차량을 보관할 장소도 없는데 무턱대고 견인하기도 어렵다”며 “문서 대장으로 관리하면서 출차를 촉구하는 게 가능한 전부”라고 말했다.
한편 삼락생태공원 물놀이장은 당초 개장일보다 3일이 지난 29일 오전 10시 정식 개장했다. 최근 폭우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냉방쉼터 등 시설이 모두 갖춰지지 않았고, 안전 점검이 마무리되지 않아서 개장 일정이 연기됐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