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8·22 전당대회의 첫 공식 일정인 후보자 비전대회가 3일 열렸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5명의 후보들은 각자의 비전을 공개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3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다목적홀에서 제6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대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을 포함해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참석했다. 당 대표 후보 5명(김문수·안철수·장동혁·조경태·주진우, 가나다순)은 각각 7분씩 정견을 발표했다.
송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겨냥해 “더 이상 우리 당에 있지도 않은 분을 둘러싸고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논쟁으로 편 가르기를 하거나 낙인을 찍어서 당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는 언사를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말하며 당내 갈등 자제를 당부했다.
이날 발표에서 탄핵 반대 성향의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대여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총통 독재의 내란몰이, 국민의힘 해산에 맞서 싸워야 한다”며 “지금 해산돼야 할 당은 더불어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국가 부채는 급격히 늘어나고 세금 폭탄, 물가 폭탄, 민생 파탄이 몰려오고 있다”며 “이재명 정권의 퍼주기 꼼수로는 경제와 민생을 살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은 단결하는 게 혁신”이라며 “제가 당선되면 즉시 당대표가 주도하는 지방선거 기획단을 운영해 깨끗하고 투명한 공천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장동혁 후보는 찬탄파를 향해 “당론을 따르고 열심히 싸운 사람들이 혁신의 대상일 수는 없다”며 “싸울 때 피해 있던 사람들이 전투에서 피범벅이 된 동지를 향해 손가락질 할 자격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고, 탄핵을 반대하는 것이 곧 계엄과 내란을 옹호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약속을 어긴 사람들이 약속을 지킨 사람들을 향해 몽둥이를 들고 설치는 것을 정의라 부를 수는 없다. 지금은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이재명 정부와 싸울 때”라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전을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백지상태”라고 규정하고, 극단 세력과의 단절을 혁신의 시작점으로 제시했다. 그는 “당 지지율 17%, 즉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우리 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12·3 계엄과 6·3 대선을 거치면서 우리는 정치적 파산에 봉착했다”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민주당과 특검이 파놓은 내란정당 함정, 곧 정당해산 시도”라고 경고했다. 이어 “사과 궤짝에 썩은 사과 1개를 넣어두면 썩은 사과가 살아나나. 오히려 나머지 사과들까지 다 썩는다”며 “사과의 썩은 부분을 도려내거나 썩은 사과는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경태 후보는 반탄파를 겨냥해 “탄핵을 부정하고 극우의 손을 못 놓는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민주당이 망설임 없이 국민의힘 해산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10%대 지지율로 국민에게 외면받고 있는데, 오히려 싸워야 할 때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후보는 “민심이 곧 천심으로, 민심을 담아내지 못하는 정당은 죽은 정당”이라며 “6선 국회의원을 하면서 오로지 헌법 수호와 민의를 따르는 정치를 했다. 12·3 비상계엄 때는 국회 담벼락을 넘어 헌법을 수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은 가죽을 벗기는 일”이라며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저 조경태가 혁신을 완수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진우 후보는 “위기에는 젊은 새 얼굴이 필요하다”며 “계파가 없어 화합할 수 있고, 강하게 싸우는 방법도 안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청와대 압수수색은 막고, 문재인 청와대 압수수색은 뚫었다. 저를 보수의 방패와 창으로 써 달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절차적 문제점을 끊임없이 지적했다. 오로지 보수를 위해 싸워온 정통 보수의 적자”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오는 5~6일 예비경선을 통해 5명의 당 대표 후보 중 1명을 컷오프할 예정이다. 예비경선은 책임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해 진행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