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건설사 CEO 소집한 노동장관 “중대재해 발생시 ‘경제제재’ 논의중"

입력 : 2025-08-15 10: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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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장관 "사망사고 진짜 원인 규명해야"
"제대로 된 처방은 정확한 원인 규명서 출발"
"위험 밑단 전가 다단계·불법하도급 문제”
건설사들 "건설산업 안전센터 설립 필요"
고위험 건설현장 애로 토로…자구노력 소개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건설사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단 제공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건설사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단 제공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포스코이앤씨 등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잇따른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 20대 건설사 최고경영자(CEO)을 소집해 ‘진짜 원인 규명’을 강력 주문하는 한편, 중대재해 발생 시 경제재재 등 고강도 제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건설업 중대재해 근절을 위해 도급순위 20위 이내 건설사 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의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진짜' 원인을 찾기 바란다"며 "제대로 된 처방은 정확한 원인 규명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의 반복을 막기 위해 핵심적으로 재해의 원인과 결과를 뒤바꾸지 말아야 한다"면서 노동자에게 사고 책임을 전가하는 관행을 꼬집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연이은 사망사고로 수장이 교체된 포스코이앤씨 송치영 대표이사를 비롯해 삼성물산 오세철 대표이사, 현대건설 이한우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김 장관은 "노동자는 안전관리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인 만큼, 현장에서 위험 상황과 대처 방안을 가장 잘 아는 노동자에게 알권리, 참여할 권리, 위험을 피할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노동 현장의 고질적 문제인 중대재해와 임금체불은 발생 구조가 근본적으로 같다"면서 "건설업에서는 밑단으로 갈수록 돈은 줄고 위험은 그대로 전가되는 다단계·불법 하도급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특히 "안전 수칙 위반이나 중대재해 발생 시 다양한 경제적 제재 방식을 정부에서 논의 중"이라며 "이런 조치들이 단순히 기업 옥죄기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안전은 노사 모두의 이익을 넘어 국가의 격을 높이는 우리 공동체 모두의 이익"이라며 "정부도 지원할 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열린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건설사 간담회’에서 건설사 CEO들이 산업재해 사망자에 대해 묵념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제공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열린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건설사 간담회’에서 건설사 CEO들이 산업재해 사망자에 대해 묵념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제공

더불어민주당 산업재해예방 태스크포스(TF) 김주영 단장은 "하도급으로 인한 중간착취 구조가 없어지지 않으면 안전사고는 없어지지 않는다"면서 "안전을 비용으로 생각하는 구조는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건설사 CEO들은 위험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건설현장의 특성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사망사고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일부 건설사 CEO들은 중대재해를 방지하기 위해 자신들이 기울여 온 다양한 노력을 소개했다.

A사 CEO는 "현장에서 사람이 돌아가시면 안 되는데 건설업은 위험한 현장"이라며 "건설기능인 근로자들이 경력 관리를 전혀 안하고 있고, 현장에는 고령자와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데 이들의 역량이나 체계적 관리, 안전 및 기술교육을 위한 안전센터가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건설사 CEO는 최근 산재 사망사고와 관련한 이재명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 나온 이후 해당 영상을 전 직원과 함께 시청했다고 소개하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대표이사에게 직접 보고하고, 제가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전체 현장소장들과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 인식 확립이 최우선 과제라는 의견도 나왔다.

C사 CEO는 "작업 중 아무데서나 담배를 피운다든지, 이어폰을 꽂고 작업한다든지 하는 위험 행위를 현장에서 취합해 금지 규정을 만들었다"며 "전 현장이 그에 대해 동의하고, 규정을 위반하면 즉시 현장에서 퇴출하도록 해 전 작업 요원들이 동참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했다. D건설사는 심리적·신체적으로 이상이 느껴져 근무 열외를 요청하는 근로자에게는 일당의 절반을 보조해주는 '작업 열외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가격은 일반적인 제품 대비 다소 높지만 충격 완화 기능이 우수한 안전모 지급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건설업 중대재해와 더불어 임금체불을 감축하기 위한 노동부의 당부사항이 전달됐고, 중대재해 및 임금체불 감축 방안 토론이 이뤄졌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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