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또 파업 위기 닥치나…장인화호, 안전·실적·노사 모두 ‘흔들’

입력 : 2025-08-21 14: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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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성과급 규모 놓고 노사 견해 차 커
노조 “다음은 결렬과 투쟁뿐” 교섭 중단
포스코 올해에만 5명 사망…대통령 질타
장인화 민 이차전지 부진에 6분기 역성장
대통령 간담회 계속 참석 못 해 ‘패싱’ 논란


한국철강협회장인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철의 날인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제26회 철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철강협회장인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철의 날인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제26회 철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끝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교섭이 중단됐다. 연이은 사망 사고에 6분기 연속 역성장 등 실적 부진까지 겹치며 위기에 처한 포스코 장인화호(號)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파업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임단협 17차 본교섭을 마치고 포스코 노조는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노조는 전날 사측이 내놓은 최종 제시안을 향해 “회사는 베이스업과 일시금 문제에 대해 성의 없는 안만 반복했다"며 "이제 다음 단계는 결렬과 투쟁뿐이고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압박했다.

올해 포스코 노조는 기본급 7.7% 인상과 일시금 항목으로 철강 경쟁력 강화 공헌금 300%, 자사주 15주(최근 주가 기준 450만 원 상당) 지급, 특별연장근로 보상금 일 2만 5000원 신설을 요구했다. 또한 정년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할 것을 제시했다.

하지만 사측은 임금 2.3% 인상에 철강경쟁력 강화 공헌금 200만 원, 우리사주 취득지원금 250만 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 원 등 일시금 항목으로 500만 원을 제시했고 특별연장근로보상금은 일 2만 원으로 맞섰다. 정년 연장에 대해서도 정부 정책이 명확해지면 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겠다면서 정년퇴직 조합원의 1년 재채용 비율을 기존 70%에서 100%로 늘리겠다고 했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해에도 6개월간 교섭을 이어갔지만 기본급과 격려금 문제를 놓고 난항을 겪었다. 노조는 창사 56년 만에 파업을 예고하는 등 노사 관계는 악화 일변도였다. 결국 파업 예고 전날인 12월 18일 기본급 10만 원 인상과 일시금 600만 원 지급 등에 간신히 합의했다.

지난해 장인화 회장이 취임한 이후 포스코는 안팎의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에만 포스코이앤씨 건설 현장에서 4명, 광양제철소에서 1명 등 그룹 전체에서 최소 5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심하게 얘기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니냐”고 질타하면서 건설 면허 취소까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그룹 안전진단태스크포스(FT)까지 만들었지만 다시 감전 사고가 발생하는 등 장 회장 역시 책임론에서 자유롭진 못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장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는 6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역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역시 영업이익이 607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 감소했다. 철강 부문은 바닥을 찍고 서서히 살아나는 모습이지만 이차전지소재사업의 영업손실이 1440억 원에 달했다. 이차전지소재사업은 장 회장이 취임 이후 2030년까지 27조 원을 투자하겠다며 힘을 주고 있는 분야다.

안팎의 경영 리스크 속에 장 회장은 주요 재계 총수가 포함된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 명단에서도 빠졌다. 장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간담회에 한 번도 참석하지 못해 ‘포스코 패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철강 분야는 미국으로부터 50%라는 고율의 관세 직격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정부와 함께 대응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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