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종류의 암이 잇따라 발병했던 70대 환자가 지역 종합병원의 ‘다학제 협진 시스템’으로 수차례 고비를 넘긴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역 의료계의 치료 역량에 관심이 모인다.
25일 좋은강안병원에 따르면 6년 전 부산의 한 병원에서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A 씨는 2년이 지난 무렵 경과 관찰을 하던 중 혈액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돼 좋은강안병원을 찾았다. 소화기내과 진료를 거쳐 정밀검사를 한 결과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는 부위에 생기는 팽대부암이 의심됐다. 이에 간담췌간이식외과는 고난도 유문 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시행했고 수술 후 조직검사를 통해 원발 부위가 원위부 담도암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암센터로 옮겨 항암·방사선 치료를 받은 A 씨에게서는 재발·전이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
담도암 수술을 받은 지 2년 뒤인 2023년 A 씨는 유방외과 정밀검사 결과 유방암 확진을 받고 수술에 이은 방사선 치료로 또 한 번 고비를 넘겼다. 고비는 또다시 찾아왔다. 지난 6월 추적검사에서 간 종양이 발견된 것. 추가 검사 결과 전이성 암이 아닌 원발성 간내담도암이 의심돼 간담췌간이식외과에서 좌간절제술을 받았다. A 씨는 회복 후 혈액종양내과에서 항암치료 중이다.
A 씨처럼 여러 종류의 암이 잇따라 발견되는 건 흔치 않다. 자칫 놓칠 수 있는 암을 지속적으로 발견해내고 치료할 수 있었던 것은 좋은강안병원의 다학제 협진 시스템 덕분이었다. 좋은강안병원은 소화기내과·간담췌간이식외과·유방외과·혈액종양내과·방사선종양학과·영상의학과 등 관련 진료과가 한데 모여 치료 방향을 논의하는 암센터 다학제 진료를 운영 중이다. 불필요한 진료를 줄이고 환자 상태에 맞춘 최적의 치료 계획을 통해 대학병원 못지 않은 암 치료 역량을 입증한 것이다. A 씨 수술을 맡았던 좋은강안병원 간담췌간이식외과 윤성필 과장은 “A 씨가 수년에 걸쳐 암을 잇따라 발견하고 적절한 수술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전문 진료 인프라와 암센터 다학제 협진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