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를 주제로 열리는 세계 최초이자 국내 유일의 영화제 ‘하나뿐인지구영상제’가 5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사단법인 자연의권리찾기는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제4회 하나뿐인지구영상제 폐막식을 갖고 경쟁 부문 대상 수상작인 포르투갈 파울루 카르네이루 감독의 ‘좋은 마을, 나쁜 자본, 그리고 산’(Savanna and the Mountain·2024)을 폐막작으로 상영했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돼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이번 영상제에서 처음 상영됐다.
이밖에 특별상 부분에서는 △KNN 한국영화상 - 살처분(서예인) △가장 치열한 투쟁상 - 우리는 여기 살아간다(자난 쿠르마셰바) △가장 중요한 이슈상 – 소녀와 항아리(발렌티나 오멍, 타치 본드) △가장 뛰어난 대안상 – 울리: 작은 농장이야기(레베카 뉘스타박)이 수상했다.
폐막식에서는 지구환경 포스터 공모전 시상식도 열려 초·중·고 학생들의 수상작 16점에 대해 환경부장관상, 부산시장상, 부산교육감상 등이 주어졌다. 수상작들은 영상제 기간 중 영화의전당에 전시됐다.
앞서 지난 21일 열린 개막식에서는 가수 김장훈과 래퍼 제이통, 노스페이스갓이 특별공연을 펼쳐 참석자들을 즐겁게 했다. 또 공현주 배우와 김요한 대한배구협회 이사 등이 참석해 기후위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영상제 홍보 대사 박진희 배우는 특별강연을 갖고 환경 실천가로서 자신의 노력을 소개해 박수를 받았다. 개막작으로 상영된 데이비드 리클리 감독의 ‘제인 구달-희망의 이유’는 지구촌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 시대, 원로 환경운동가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로 큰 울림을 남겼다.
하나뿐인지구영상제 기간에는 콘퍼런스가 여러 차례 마련돼 전문가와 유명 인사들이 다양한 주제를 놓고 폭넓고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누기도 했다. ‘제인 구달의 희망은 우리의 희망인가?’ 주제 콘퍼런스에 게스트로 나선 박효주 배우는 초등학생 자녀가 자신만의 환경 실천을 위해 등교 시간을 한 시간 앞당긴 사연을 전하며 부모로서 반성과 다짐을 밝혀 관객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밖에 편백나무 위주 인공조림 정책의 폐해를 지적한 ‘산청의 눈물’, 미래세대가 살아갈 지구환경 구축의 긴급성을 촉구한 ‘재난 이후의 아이들’, 무분별한 석유 시추와 화성 탐사선 개발의 문제점에 대한 전문가 토크 등도 주목을 받았다. 콘퍼런스를 기획한 김희영 케이드래곤 대표는 “여러 영화제의 대담이나 토크 프로그램을 경험했지만, 지구영상제만큼 게스트나 관객들의 진정성이 강하게 느껴진 경우는 없었다”면서 “하나뿐인 지구의 소중함이 단지 구호가 아니라 누구나 피부로 느끼는 현실이 됐음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5일간 진행된 제4회 하나뿐인지구영상제에서는 20개국에서 출품된 49편의 영상이 상영됐다. 장제국 조직위원장은 “매년 뜨거워지는 여름이 두렵지만 우리에게 희망이 있고, 우리 영화제는 그 희망을 이야기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 주는 것이 희망을 뿌리는 씨앗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