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년도 가덕신공항 예산 복원 이젠 신속한 착공 나설 때

입력 : 2025-09-01 0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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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0억 편성… 공사 착공 땐 큰 문제 없어
적기 개항 교두보, 주어진 기회 잘 활용을

가덕신공항 조감도. 부산일보DB 가덕신공항 조감도. 부산일보DB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올해 본예산보다 8.1% 증액된 728조 원으로 편성했다. 본예산 기준으로 총지출이 700조 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내년 말 기준 국가채무는 1415조 원에 달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51.6%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빚을 내서라도 재정을 풀어 경제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재정의 적극적인 활용은 필요하지만 동시에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국가 예산안에는 가덕신공항에 6890억 원이 편성됐다. 올해 1조 원에 가까웠던 예산에서 30% 가까이 감소한 규모지만, 가덕신공항 건설 공사가 재개된다면 내년 착공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산 삭감의 배경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사업 참여 중단과 부지 조성 공사 시공사 선정 지연으로 올해 예산의 절반 이상(5224억 원)이 ‘불용’ 처리된 뼈아픈 현실이 작용했다. 하지만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와 관련해 새 컨소시엄이 구성되면 예산은 증액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는 가덕신공항 조성 일정의 정상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여기에 엄궁대교(320억 원), 사상~하단선(300억 원)을 비롯해 조선해양 미래혁신인재양성센터, 북항 글로벌 창업허브 등 부산시의 주요 역점 사업들이 대거 예산안에 반영된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로 성장할 기반을 한층 더 다졌다.

박형준 부산 시장은 최근 구윤철 경제부총리를 방문해 주요 현안 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이때 건의한 사업 가운데 부산 해수담수화 실증시설 조성,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과 낙동강 유역 안전한 먹는물 공급 체계 구축사업 등이 이번에 반영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부산시는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도 행정부시장을 중심으로 지역 국회의원과 공조 체계를 강화해 국비 확보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 국회 상주반을 가동해 예산 추가 확보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하지만 예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가 추가 예산을 선뜻 챙겨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 번 놓친 예산은 되돌리기 어렵다. 결국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되는 건 부산의 손해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연말까지 턴키 발주와 기본설계를 전제로 내년도 가덕신공항 예산을 편성한 만큼 이번 예산 확보는 지연된 사업을 다시 이어갈 중요한 전환점이다. 따라서 이 기회를 다시 ‘불용’으로 날려버린다면 가덕신공항은 자칫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 부산시는 수차례 유찰과 공정 지연 등 난관을 겪은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의 내년도 국비 확보로 적기 개항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정부는 빠른 시공사 선정과 사업 재개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마련해 신속한 착공에 나서야 한다. 물론 미반영 예산 추가 확보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부산의 미래가 가덕신공항 재추진에 달려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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