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수담수화시설, 이번엔 가동될까

입력 : 2025-09-03 17:48:18 수정 : 2025-09-03 18: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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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오늘 현장서 주민 보고회
활용 방안 설명·공급 업무협약도

3일 부산 기장군 해수담수화시설에서 열린 활용 방안 마련 주민보고회에서 참가자들이 해수담수화시설 재개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소남 먹는물부산시민네트워크 대표, 주종대 고려제강 대표, 이승우 시의원, 박형준 부산시장, 정동만 국회의원, 정종복 기장군수, 박종철 시의원. 부산시 제공 3일 부산 기장군 해수담수화시설에서 열린 활용 방안 마련 주민보고회에서 참가자들이 해수담수화시설 재개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소남 먹는물부산시민네트워크 대표, 주종대 고려제강 대표, 이승우 시의원, 박형준 부산시장, 정동만 국회의원, 정종복 기장군수, 박종철 시의원. 부산시 제공

11년째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부산 기장군 해수담수화시설을 실증시설과 공업용수 공급 시설로 활용한다는 구상이 주민들에게 공개됐다. 부산시의 두 갈래 계획이 현실화되려면 각각 예산과 사업성 확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부산시는 3일 기장군 기장읍 해수담수화시설에서 해수담수화시설 활용 방안 주민보고회를 개최했다. 박형준 시장, 정동만 국회의원, 정종복 기장군수, 최소남 먹는물부산시민네트워크 대표, 동부산 산업단지 대표 기업과 관련 기관 관계자와 주민 등이 참석했다.

시는 보고회를 통해 해수담수화시설을 해수담수화 기반의 실증시설과 인근 하수처리장의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하는 공업용수 공급시설로 나누어 활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루 9000t을 생산할 수 있는 제1계열은 그린수소 생산, 염도 차 발전, 농축수 자원 회수 등 미래 물 산업 혁신을 위한 테스트 베드로 활용한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부와 협력해 사업비를 확보해야 한다.

하루 3만 6000t 규모의 제2계열은 인근 기장·일광 하수처리장의 하수처리수를 여과해 동부산 산단 기업들이 저렴한 공업용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공급한다. 그동안 동부산 산단은 공업용수 공급망이 조성돼 있지 않아 배나 비싼 생활용수를 공업용수로 사용해 왔다.

시는 2계열 사업을 위해 민간투자(BTO) 방식으로 제안서를 받아 적격성을 검토하고, 동부산 산단 입주가 완료되는 2030년부터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799억 원으로, 국비 54%, 시비 6%를 제외한 나머지는 기업 부담이라 사업자를 찾는 게 관건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시는 한국수자원공사, 고려제강(주), 효성전기(주), (주)금양, 아산이노텍, 부산환경공단, 부산산업단지발전협의회와 동부산 산업단지 공업용수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해수담수화시설은 정부의 '해수담수화 플랜트 사업'의 일환으로, 2008년 부산시가 전국 지자체들과 경쟁한 끝에 연구개발 시험단지를 유치하면서 첫발을 뗐다. 국비와 시비, 민자를 더해 총사업비 1954억 원이 투입됐다.

시는 2015년부터 바닷물을 역삼투압 여과 방식으로 하루 4만 5000t의 담수로 만들어 기장군 5만 가구에 수돗물로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근 고리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물질 유출을 우려한 주민 반대로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다.

어장 피해 우려도 더해지면서 수돗물 공급은 계속 연기됐고, 결국 2018년 1월 유지 관리비 부족으로 시설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이듬해인 2019년 시는 해수담수화시설을 식수 공급 시설로 활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시는 환경부 등과 함께 해수담수화시설을 활용해 공업용수나 산업용수를 공급하는 등 다양한 활용 방안 등을 고민했다. 2024년 시가 동부산 산업단지 공급방안 용역을 통해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활로를 찾게 됐다.

박형준 시장은 "해수담수화시설을 지속 가능한 물순환 이용과 물 산업 혁신의 플랫폼으로 키우고, 지역 주민의 의견을 경청해 시설이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 해수담수화시설 활용 방안. 부산시 제공 부산시 해수담수화시설 활용 방안. 부산시 제공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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