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3일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정부조직법 개편 의견 수렴을 위해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거센 논란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대한 내란 혐의 재판을 전담할 ‘내란특별재판부’(내란특판) 설치를 밀어붙일 태세다. 그러나 야당 뿐만 아니라 법조계 등의 ‘위헌’ 비판이 잇따르면서 대통령실에서도 부담스러워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이런 시비 속에 내란특판이 출범할 경우, 오히려 재판 지연 등을 초래하면서 신속한 내란 종식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내란전담재판부에 대한 국민 여론도 상당히 높다”며 “이는 반민주적·반헌법적 내란 세력과 단절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라는 존엄한 국민의 명령”이라고 그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내란특판의 위헌 여부에 대해 “2018년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논의 때도 위헌이라는 주장이 있었지만, 결론은 없었다”며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사법부 스스로 특별재판부 설치를 검토했는데 위헌이라면 애초에 사법부가 검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내란특판 설치를 담은 내란특별법을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내란특판의 위헌성에 대한 지적은 야당과 사법부 뿐만 아니라 법조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내란특판에 대해 “법관의 독립성과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현행 헌법 질서를 정면으로 위반한다”고 비판한다. 민주당이 윤 전 대통령을 석방한 지귀연 판사 등 일부 재판관들에 대한 불신을 내보이며, 사실상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결론을 낼 재판부를 선택하려 한다는 것이다.
내란특판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자 대통령실조차 난감해하는 기색이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여당의 내란특판 강경 드라이브로 인해 이재명 대통령의 미·일 순방 성과가 조명 받지 못하고, 국정지지율 회복을 위한 민생 드라이브가 가려지는 데 대한 불편함을 표출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여권 일각에서는 여당 지도부의 무리한 내란특판 추진이 오히려 야당의 결속과 내란 수사에 대한 저항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대선 이후 ‘친정’인 국민의힘과 ‘결별’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이날 내란특판에 대해서는 “내란을 징치하겠다고 하면서 똑같이 헌법 질서를 짓밟는 것은 크게 잘못하는 것”이라며 “그러다가 이재명 총통제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고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내란특판이 여당이 바라는 신속한 내란 종식을 오히려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피고인들이 재판부 구성의 위헌성을 문제 삼아 재판 진행에 협조하지 않을 수 있고,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는 경우 재판이 정지되는 등 재판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런 시나리오가 마냥 기우는 아니라는 것이다.
내란특판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면서 여당 지도부가 ‘타협점’을 모색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날 내란특판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위헌 여부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국민이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왜 그토록 주장하는가. 사법부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그 이유”라면서 “무조건 일점일획도 못 고친다고 하지 말고 대안을 내고 국회와 소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내란특판이 아니더라도 지귀연 판사 교체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등 ‘대안’을 제시하라는 것인데, 이 또한 실제 실행할 경우 사법부 독립 침해라는 시비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