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대표 취임 후 첫 부산 방문 일정으로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한 지 이틀 만에 서울에서 기독교계 지도자들을 잇달아 만났다. 교계 지도자들은 국민의힘을 향해 “12·3 비상계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16일 오전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을 찾아 개신교계 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회 김종혁 대표회장을 예방했다. 또 이어 한국 정교회 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를 만났다.
장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부 여당이 잘못하는 방향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야당이 유능한 정책정당·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춰 제대로 싸우는 모습, 국민의 마음에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저희 힘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많다”며 “기독교 정신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이 바로 갈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기초를 놓았던 분들이 생각했던 가치들이 훼손되지 않도록 교회에서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김종혁 대표회장은 장 대표에게 국민 상식에 부합한 정치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국민이 원하는 정치는 여야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경쟁하며 정치를 이끄는 것”이라며 “야당에게 기대하는 것은 수권 능력을 갖춘 정당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러면 여당의 독주를 막고 더 좋은 정치를 통해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대표를 향해 쓴소리도 이어갔다. 그는 현재 정치 지형이 극단으로 치우쳐 있다고 우려하며 “한국교회는 극좌와 극우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지난 정부 시절 무속·사이비 종교와 결탁한 점과 군사독재의 아픔을 기억하는 국민 앞에서 군대를 동원해 통치하겠다는 식의 발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난 정부의 과오를 극복해 건강한 야당을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김종생 총무는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비상계엄의 피해를 본 저로선 평화적 계엄은 없다. 계몽령이라고 하는 말의 유희로는 설명이 안된다”며 “국민의힘이 비상계엄으로부터 강을 건너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