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승 "동남권투자은행 대신 투자공사 설립은 공약 파기"

입력 : 2025-09-17 18:24:02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국회 대정부질문서 문제 제기
날림·졸속 금융기관 부정적 여론
박형준, 공사 반대·산은 이전 강조
가덕신공항 건설사업 지연 지적
김윤덕 "활주로 2본 설치도 검토"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경제에 관한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경제에 관한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부산 지역 대선 공약이었던 동남권투자은행 대신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을 추진하자 정치권에서 “공약 파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가덕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활주로 2본 설치 가능성까지 검토 중”이라며 최대한 빨리 공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의원은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추진을 문제 삼았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동남권투자은행이 아닌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을 추진하기로 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전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동남권투자은행 설립은 어떻게 돼가고 있냐”는 이재명 대통령의 질문에 “투자은행 얘기도 있고 공사 얘기도 있는데 일단은 동남권투자공사로 정리를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김민석 국무총리를 향해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추진하느냐”고 묻자, 김 총리는 “정확한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동남권금융공사 형태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박상진 신임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5일 취임식 후 사내 게시판에 올린 직원 메시지를 통해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은 지난 정권의 ‘불가능한 약속’이었다”고 밝히며 부산 이전 철회를 공식화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부산에 산업은행 대신 동남권투자은행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어제 국무회의에서는 동남권투자공사를 만들기로 결정했다”며 “정부가 투자은행 대신 자본금 3조에 불과한 투자공사 설립을 강행한다면 이것은 명백한 공약 파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부산 시민들은 산업은행 이전을 요구해왔고 더불어민주당도 이에 동조했다”며 “산업은행 부산 이전 백지화에 이어 예금 수신도 할 수 없고 자금 공급도 제한적인 투자공사를 설립하겠다는 것은 부산 시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 “부산 시민들은 날림·졸속 금융기관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산업은행 이전과 관련한 부산 시민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주로 투자와 고용에 있어서 지역과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안다”며 “투자공사가 설립되면 산업은행을 부산에 옮기는 것보다 동남권, 부울경 지역에 인력 고용에 있어서 더 특화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박형준 부산시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산은의 부산 이전을 백지화하고, 동남권산업투자공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한다"며 "부산 시민의 오랜 여망을 팽개치는 처사고, 사탕발림으로 지역 발전의 근원적 해결책을 외면하는 결정"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325만 부산 시민은 날림 부실 금융기관을 원치 않고, 산은 이전을 원한다"며 "투자공사는 산은 이전과 함께 쓸 수 있는 보조 수단일 뿐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가덕신공항 건설사업 지연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가덕신공항 사업은 공사에 참여하기로 한 현대건설이 공사 기간을 84개월로 했어야 하는데 108개월로 제출하면서 수의계약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국토부에서는 기존에 84개월로 진행하기로 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여러 전문가, 기업 등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장관 취임 이후 가덕도와 관련된 전문가, 회사, 기업 등과 3번 이상 간담회를 가졌다”며 “공기, 예산 등을 재검토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이헌승 의원이 “국토부에서는 적정 공사 기간을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느냐. 부산 시민사회단체는 공기가 늘어난다면 활주로를 1본이 아니라 2본으로 만들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묻자, 김윤덕 장관은 “공기와 예산 문제, 일부에서 제기되는 활주로 추가 문제, 공사 발주 방식 등을 함께 검토 중”이라며 “국토부는 어떤 입장도 전제하지 않고 객관적 기준과 전문가 의견, 안전 대책을 바탕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국토부 차원에서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가덕신공항은 반드시 진행된다는 점”이라며 “준비 과정을 거쳐 최대한 빨리 시작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부산온나배너
영상제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