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이해 절반, 고도난청 때 인공와우 이식” [명의와 함께 휴&락]

입력 : 2025-09-22 17: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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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BS숨이비인후과 공수근 원장
‘난청과 인공와우’

고도난청 환자 1/3 치매 발병 위험
신경성 난청일 땐 보청기로 해결
보청기 착용률 OECD 국가 중 최저
청력손실 70㏈ 이상 땐 이식 대상
지역 개원가 최초로 인공와우 성공
조건 되면 한쪽 귀 수술 보험 혜택

BS숨이비인후과 공수근 원장(왼쪽)이 부산 수영구 남천동 MFHS 마음챙김명상센터에서 김규나(가운데) 윤소미 마스터의 싱잉볼, 핸드팬 연주와 함께 명상 체험을 하고 있다. 김병군 기자 gun39@ BS숨이비인후과 공수근 원장(왼쪽)이 부산 수영구 남천동 MFHS 마음챙김명상센터에서 김규나(가운데) 윤소미 마스터의 싱잉볼, 핸드팬 연주와 함께 명상 체험을 하고 있다. 김병군 기자 gun39@

지난해에 이어 ‘명의와 함께 휴&락’ 시리즈를 시작한다. 부산의 분야별 명의와 지역의 대표적인 웰니스 공간을 소개하는 기획이다. 부산시가 선정한 의료관광 선도 병의원 소속 의료진과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을 추진하면서 각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인터뷰 영상은 영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몽골어 등 4개 언어로 번역돼 부산메디콜(busanmedicall.com)에 업로드할 예정이다. 첫편은 부산 수영구 남천동 MFHS 마음챙김명상센터에서 BS숨이비인후과 공수근 원장과 ‘난청과 인공와우 이식’을 주제로 인터뷰했다.

-난청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 실제로 고도난청 환자의 30% 정도에서 치매가 발병했다는 통계도 있다.

“최근 여러 역학 연구에서 난청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 요인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청각 자극이 줄어들면 단순히 듣는 능력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뇌의 청각 피질과 연결된 기억력, 집중력을 담당하는 영역까지 활동이 줄어든다. 또 난청은 대화 단절→사회적 고립→우울증이라는 악순환을 만들며, 이 역시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 실제로 고도 난청 환자의 1/3에서 치매가 발병했다는 보고도 있으며, 세계보건기구는 난청을 조기 치료하는 것이 치매 예방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난청의 종류가 다양한데.

“난청은 크게 전음성 난청과 신경성 난청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음성 난청은 소리가 고막이나 중이에서 내이로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인데 중이염, 고막 천공, 이소골 손상 등이 주요 원인이다. 신경성 난청은 안쪽의 달팽이관이나 청신경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주로 노화성 난청, 소음성 난청, 돌발성 난청이 여기에 해당된다. 전음성 난청과 신경성 난청이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다.”

-난청의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어떻게 다른지, 약물치료는 어떤 경우에 하는지.

“난청 치료는 원인과 손상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약물치료는 급성 중이염이나 원인 불명으로 갑자기 발생하는 돌발성 난청 등에서는 항생제, 스테로이드, 혈류 개선제를 투여한다. 그러나 만성 난청, 특히 노인성 난청에는 약물이 효과적이지 않다. 전음성 난청일 때는 고막이식수술이나 이소골 재건술 등의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신경성 난청일 때는 보청기나 인공와우 이식을 진행한다.”

-노인성 난청이 오면 흔히 보청기를 끼는데 보청기는 어떤 원리인가.

“보청기는 소리를 증폭시켜 귀 안쪽의 달팽이관을 통해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최근의 보청기는 환경에 따라 잡음을 줄이고 말소리를 강조하는 스마트 알고리즘을 탑재하기도 한다. 또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TV,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할 수 있어 점점 편리해지고 있다. 하지만 노화로 달팽이관 기능이 떨어지면 보청기로도 해결이 안된다.”

-청력에 문제가 생겨도 귀찮다거나 비용이 부담된다는 이유로 보청기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은 OECD 국가 중 보청기 착용률이 가장 낮다. 보청기를 거부할 경우 대화 참여가 힘들어지고, 사회적 활동이 줄어 우울증이 심해지고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난청 자체가 치매 위험요인인데, 보청기 착용을 미루면 치매 발병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보청기는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불편하다는 이들도 있다.

“보청기는 주변 잡음 속에서 말소리를 구분하기 어렵다. 초기에는 귀에 이물감과 울림 현상 생길 수 있다. 장치가 눈에 띄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부담도 있고 정기적인 배터리 교체 또는 충전이 필요하다.”

-보청기로도 해결이 안될 경우에는 인공와우(인공 달팽이관) 이식은 어떤가.

“보청기는 청력이 남아 있는 경우(청력역치 40~70dB)에 가장 먼저 시도하는 방법이다. 남은 청력을 증폭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최소한 어느 정도 청력 세포가 살아 있어야 한다. 인공와우는 청력이 거의 남아 있지 않거나, 보청기로도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경우 고려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양측 청력 손실이 70dB 이상이고, 보청기 착용 후에도 단어 이해도가 50% 이하인 경우 인공와우 이식 대상이다.”

-인공와우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인공와우는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꾸어 청신경에 직접 자극을 주는 장치다. 시술 후 대부분의 환자에서 일상 대화가 가능해지고, 특히 소아 환자의 경우 언어 발달에 획기적인 도움이 된다. 다만, 자연 청력처럼 섬세한 음색이나 음악 감상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사회생활이나 전화 통화에는 충분히 유용하다는 평가가 많다.”

-인공와우는 어떻게 이식하나.

“인공와우 이식은 전신마취 하에 이루어진다. 귀 뒤쪽 피부를 절개한 뒤, 달팽이관에 가느다란 전극을 삽입하고, 귀 뒤쪽 뼈에 수신기와 자극기를 고정한다. 이후 외부 장치(마이크·프로세서)에서 수집한 소리를 전송 받아 신호를 청신경에 전달한다. 수술 자체는 2~3시간 정도 소요되며, 2~3일 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부산지역 개원가에서는 최초로 인공와우 이식에 성공했다고 하는데 어떤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나.

“이비인후과 전문의 2명이 있어야 하고 그중 1명은 인공와우를 이식하는 의료기관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청각실과 언어치료실에서 근무할 전문인력을 각각 1명 이상 확보해야 하는 기본 요건을 충족한 의료기관에서 인공와우 이식을 시행할 수 있다.”

-인공와우 이식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인공와우 이식은 내외부 장치 및 수술비용까지 합하면 대략 3000만 원에 달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성인의 경우 양측 고도 난청 환자(70dB 이상)가 보청기 착용 후에도 어음 분별력이 50% 이하이면 한쪽 인공와우 이식 때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나머지는 본인 부담으로 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한쪽 귀 수술만 보험 적용을 받는 경우가 많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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