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전국체육대회에서 52년 만에 종합 2위를 차지했다.
부산은 23일 부산시 일원에서 7일간의 일정으로 끝난 제106회 전국체전에서 금 66개, 은 57개, 동메달 117개, 총 득점 5만 6870점을 획득해 1위인 경기도(총 득점 6만 6595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부산이 전국체전에서 종합 2위를 차지한 것은 1973년 54회 대회 이후 처음이다. 부산은 경남에서 분리돼 직할시가 된 1961년 이후 서울 전국체전 때 처음으로 ‘부산 선수단’이라는 이름으로 참가했다. 이후 1972년 서울 대회와 1973년 부산 대회에서 2년 연속 서울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종합 2위에 오른 적이 없다. 1964년 서울 대회를 포함해 6차례 3위에 오른 게 고작이었다. 그마저도 2000년 부산에서 열린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이후에는 3위조차 차지하지 못했다.
전국체전에서의 1, 2위는 언제나 경기도와 서울이 차지했다. 다른 시도의 경우 선수들의 수나 경기력 등에서 경기도, 서울과의 차이가 커 2위에 오르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부산도 당초 이번 대회에서는 3위를 목표로 잡았으나 선수단이 기대 이상 선전을 펼치면서 2위 입상이 가능해진 것.
부산이 이번 대회 2위 달성이 가능한 것은 전 종목에서 선전을 펼친 결과이다. 특히 세팍타크로, 바둑, 에어로빅힙합, 탁구, 복싱, 핸드볼 등의 선전이 빛났다.이들 6개 종목은 이번 체전에서 모두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부산 선수단에 큰 힘이 됐다.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세팍타크로는 8년 연속 종합 우승을 차지했고, 에어로빅힙합은 4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탁구와 복싱의 선전도 눈부셨다. 탁구는 이번 체전에서 금 4, 동 4개를 따내 총 득점 2270점을 기록하며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부산이 전국체전 탁구에서 종합 우승 자리에 오른 것은 지난 1986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서울, 부산, 경기도에서 분산 개최된 제67회 대회 이후 39년 만이다. 복싱의 종합 우승은 더욱 기적이다. 이번 대회 금 4, 은 2 동 10개(총 득점 1698점)를 따내며 전국 체전 사상 처음으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종목별 종합 2위를 차지한 태권도와 레슬링, 산악, 사격, 검도, 요트 등도 부산이 종합 2위를 달성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이밖에 궁도와 댄스스포츠, 배구 등은 종합 3위를 차지하며 부산 선수단에 힘을 보탰다.
이번 체전에서 부산은 다관왕도 무더기 배출했다. 에어로빅힙합에서는 2명의 3관왕이 나왔다. 김현지(일반부)는 에어로빅 3인조와 단체(스텝), 힙합 단체에서 3관왕에 올랐고, 부산동여고의 김지윤은 에어로빅 여자개인과 단체(스텝), 힙합 개인전에서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양궁의 이은재는 남자대학부 50m·90m·혼성단체전에서 우승하며 3관왕을 차지했다.
장인화 부산체육회장은 “52년 만에 종합 순위 2위를 하게 돼 정말 기쁘다. 부산 시민의 응원과 격려가 선수들에게 많은 영향 미쳤고, 선수들도 자긍심 갖고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체전은 신기록도 풍성했다. 신명준(서울시청)은 호흡잠영 100m에서 30초87로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수영 자유형 200m의 황선우를 비롯해 수영, 핀수영, 사격에서 한국 신기록 12개 나왔으며, 대회신기록은 82개가 쏟아졌다.
제106회 전국체전은 23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폐회식을 갖고 7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다음 대회는 제주도에서 열린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