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부산의 가을밤은 해양 산업의 미래를 이끄는 ‘오션 리더’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정계와 학계, 기업의 경계를 허물고 모인 국내외 해양인들은 서로의 비전과 전략을 공유했다.
지난 22일 오후 6시 롯데호텔 부산 크리스탈볼룸 AB실. 제19회 세계해양포럼(WOF)의 공식 만찬 행사인 ‘해양인의 밤’이 열린 이곳에는 220여 명의 참가자가 좌석을 가득 메웠다. 각종 세션과 개막식을 소화하느라 미처 마주했지 못했던 얼굴들을 찾아다니느라 해양인들은 여념이 없었다.
개막식이 끝난 후 해양인의 밤이 시작되기 전 짤막한 휴식 시간에도 행사장 로비는 해양 리더들로 북적거렸다. 이들은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고, 명함을 주고받는 등 분주했다. 해양인의 밤에는 해양수산부 등 정부 부처는 물론 상공계, 부산시의회 등의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행사는 ‘2025 대한민국 해양대상’ 시상식으로 문을 열었다. 올해 해양대상은 김영치 남성해운 회장이 수상했다. 이 상은 한국해양산업협회(KAMI)가 주관하며, 매년 국내 해양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한 차례 수여된다. 김 회장은 수상 소감에서 “분에 넘치는 영광스러운 상을 받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바다를 사랑하는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이 영광을 나누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은 1953년 부산에서 설립된 국내 최초 민간 외항 선사인 남성해운을 운영하면서 부딪혔던 어려움을 뛰어난 리더십으로 헤쳐나간 사례 등을 강연을 통해 공유했다.
참석 인사들도 해양인들의 노고와 업적을 기리는 축사를 전했다. 서정호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은 “우리 바다는 지금 기후위기와 지정학적 변화 등에 따른 초불확실성의 파도를 만났다. 이를 넘어설 때 새로운 미래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며 “해수부가 여러분과 함께 해양강국을 넘어 글로벌 해양국가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번 WOF가 이 여정에 함께하는 대장정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은 “한국은 수출 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 중심에 부산항이 있는 부산 중심이 있다. 경부고속도로보다 부산 해운이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다”며 “부산이 있기 때문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 대한민국의 해운 발전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1회 때부터 WOF를 함께 일궈온 강의구 부산영사단 단장은 “WOF의 19회를 모두 지켜본 산증인이라서 이곳에 불러준 것 같다. 해수부 부산 이전 등으로 부산 시민이 바라던 해양수도 부산이 이뤄지기 직전이다”며 “해양 다보스 포럼으로 자리매김해 온 WOF의 노력으로 해양수도 부산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오늘 밤은 해양수산부 부산이 이뤄지는 뜻깊은 자리다”고 전했다.
부산시의회 해양도시 안전위원회 박종철 의원도 “해양과 관련한 시의회 상임위에서도 활동하고 있고, WOF에는 23일 열리는 수산 세션에 패널로도 참석을 하게 됐다. 그만큼 WOF에 대한 관심도 크다”며 “부산시의회도 해양수도 부산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