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3일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정순택 서울대교구 대주교를 예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4일 북한이 최근 판문점 북측 지역 정비를 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대한 기대감을 거듭 피력했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북미 양측에서 회동 가능성에 대비하는 징후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측 징후로 앨리슨 후커 국무부 부장관 등의 방한과 유엔군사령부의 판문점 특별견학 중단 결정을 꼽았고, 북측 징후로는 최근 판문점 북측 시설 미화작업 동향을 소개했다. 정 장관은 “판문점에서 북한이 판문관 등 북측 시설의 청소, 풀 뽑기, 화단 정리, 가지치기,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들이 포착됐다”면서 최근 1주일 새 모습으로, 올해 들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미 정상 간 만남은) 북한의 국제적 위상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북한이 집중하고자 하는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서도 평화·안정이 담보돼야 하는데 그것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가능하다”며 김 위원장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에서 북측 시설에서 만나는 부담이 있다면 군사분계선 위에 자리한 유엔사 소관 가건물 T2(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소개했다.
정 장관은 최근 북미 판문점 회동 기대감이 약해진 것 같다는 관측에는 “상황은 유지되고 있다”면서 “1%의 가능성이지만,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절박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시간에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는 실무적으로 많은 준비와 논의를 거쳐야 하므로 이번보다 훨씬 더 어려울 것”이라며 “북미 정상이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만남을) 결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정 장관은 자신의 ‘평화적 두 국가’ 주장에 대한 야권 등의 비판에 대해 “민족 내부 특수관계 속에서의 평화적 두 국가”를 의미한다면서 ‘위헌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작심하고 어거지를 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