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육군의 상징으로 꼽히는 베레모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챙이 달린 전투모를 다시 기본 군모로 지정할 계획이다.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박선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육군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육군은 지난달부터 베레모와 전투모 혼용 확대를 시범적용 중이며, 2027년에는 전투모를 기본 군모로 지정해 보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육군은 지난 2011년 특전사가 착용하던 베레모를 '강한 인상을 주는 디자인'이라는 이유로 전 장병에게 보급했다. 하지만 베레모는 챙이 없어 햇볕을 막지 못하는 등 기능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폭염이 심해지는 여름철에는 착용·관리가 어렵고, 전투 시에는 방탄 헬멧을 착용하므로 전투력 향상에도 딱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때문에 외출·외박 시 부대 위병소만 나가면 더위에 베레모를 벗는 장병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올해 1월 육군이 1사단 등 8개 부대 17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베레모보다 전투모를 선호하는 장병이 93%였으며, 전투모로 군모를 단일화하는 데 찬성한 비율도 65%나 됐다.
이에 육군은 올해 9월부터 1단계로 휴가와 외출·외박 때도 베레모와 전투모를 혼용할 수 있도록 시범 적용 중이다. 11월까지 시범 적용 결과를 바탕으로 국방부에 군인복제령 개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이후 2단계로 2027년 기본군복 개정 후 전투모 보급을 1개에서 2개로 늘리는 것을 추진한다.
박 의원은 "불편한 군모 착용을 강요하기보다 장병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군모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한 군의 역할"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반영해 베레모를 폐지하고, 육군의 상징성을 살린 새 군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