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 청학수변공원 구민친수공간 조성 사업 조감도. 영도구청 제공
바다가 있지만 해수욕장은 없는 부산 영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추진된 해수 물놀이장이 수질 등급과 비용 문제로 사실상 무산됐다.
28일 부산 영도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영도구 청학동 청학수변공원 일대에 설치하려던 물놀이장, 12m 폭포 분수 등 계획을 철회하고 다음 달까지 공원 일대를 정비하는 사업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구청은 2022년부터 청학수변공원 일대에 공원 안쪽으로 들어오는 바닷물을 받아 가로 36m 세로 127m 크기 해수 물놀이장 조성을 계획했다. 사면이 바다지만 이렇다 할 물놀이 장소가 없는 주민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청학수변공원 인근에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우수관로가 있어 수질 등급 검사에서 제동이 걸렸다. 청학수변공원 일대 수질은 3등급으로 해양수산부가 정한 해수풀 조성 기준 2등급에 못 미쳤다. 수질 개선을 위한 정화 시설 설치 비용은 기존 사업비 51억 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돼 사업이 중단됐다.
구청은 차선책으로 바닷물이 들어오는 길목을 막고 그 자리에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인공풀과 폭포 분수 등을 만드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인공풀은 설치 비용만 약 160억 원이 드는 데다, 향후 운영비가 연간 1억 원이 넘어 설계 도중 무산됐다. 폭포 분수의 경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있는 서리얼 워터폴을 참고삼아 12m 높이로 계획했으나, 서리얼 워터폴과 비슷한 형태로 폭포 분수를 만들려면 해외 기술력이 필요해 검토 단계에서 조성이 취소됐다.
결국 구청은 물놀이장과 폭포 분수 조성을 모두 포기하고 공원 일대를 정비하기로 했다. 물놀이장 설치 시 지으려 했던 30m 길이 경관 보행교도 만들지 않는다. 구청은 내년 9월까지 공원 원형 광장을 확대하고 야간 조명을 늘릴 계획이다. 바닥 포장재와 창고, 화장실 등 기반 시설도 정비한다. 야경 명소라는 장점이라도 최대한 살리겠다는 것이다.
동삼동 아미르공원에서 운영된 어린이 물놀이장을 청학수변공원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미르공원 어린이 물놀이장은 2023년부터 운영된 여름철 임시 물놀이장으로 유수풀과 튜브 물썰매, 워터 슬라이드 등이 설치됐다.
영도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내년 9월 청학수변공원 일대 정비 사업이 완료되면 어린이 물놀이장을 청학수변공원에 설치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