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기간 딸 결혼식으로 논란을 빚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축의금과 관련한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고 있다. 대기업, 언론사 이름과 금액이 적혀 있는 이 메시지는 최 위원장이 축의금을 돌려주는 과정 중 보좌진과 주고받은 내용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이 국정감사 기간 중 국회에서 치른 딸의 결혼식 축의금과 관련해 "기관 및 기업으로부터 들어온 축의금을 돌려드리도록 보좌진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26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본회의 중 최 위원장이 국내 대기업과 언론사 등 피감기관, 일부 정치인들로부터 받은 축의금 액수가 적힌 텔레그램 메시지를 확인하는 모습이 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해당 메시지에는 피감기관 및 기업들 목록 옆에 '100만원', '20만원', '50만원', '30만원', '총 930만원' 등의 액수가 나열돼 있었다. '900만원은 입금 완료', '30만원은 김 실장께 전달함' 등 메시지도 적혀 있었다.
이에 최 의원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해당 메시지는 최 의원이 기관 및 기업으로부터 받은 축의금을 반환하도록 지시한 내용"이라면서 "지난 한 주 동안 계속 국감을 진행했고 결혼 당사자들도 매우 바쁜 관계로 오늘 축의금 리스트를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또 "리스트 중 '상임위 관련 기관·기업 등으로부터 들어온 축의금', '상임위 등과 관련 없으나 평소 친분에 비춰 관례 이상으로 들어온 축의금'을 반환하기로 하고 그 명단과 금액을 (보좌진에게) 전달한 것"이라며 "이름만으로 신분을 알 수 없는 경우 등이 있어 추후 계속 확인되는 대로 반환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방송공사(KBS),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문화방송(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이 국감 기간 중 있었던 최민희 위원장의 자녀 결혼식 문제와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최 위원장의 텔레그램 메시지가 보도되자 국민의힘은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정감사 기간 딸 결혼식으로 논란이 됐던 최 위원장이 본회의장에서 축의금 관련 보고를 받는 장면이 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며 "과방위원장으로서 국감 기간 피감기관으로부터 축의금과 축하 화환을 받은 점은 명백한 이해충돌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위원장 측은 '직무 연관성이 있는 곳에서 보낸 축의금은 돌려주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수금했음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며 "오히려 수금 액수까지 밝혀진 것이다. 김영란법 위반 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용술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양자역학을 공부했다던 최 위원장에게 양자역학은 결국 돈을 셈하는 산수였던 것이냐"며 "이래도 민주당은 최 위원장을 감싸겠나. 민주당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그에게 무거운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난 국감 때 최 위원장에게 위원회 의결로 피감기관 및 기업에 화환 및 축의금 관련 집행 내역과 법적 근거 자료를 요청하자고 했었다"며 "한사코 거절하더니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고 적었다. 그는 "김영란법상 피감기관은 축의금과 화환 가액을 합산해 10만원 이하까지 가능하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