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정상, 부산에서 만났다… 희토류·관세 등 합의

입력 : 2025-10-30 17:00:47 수정 : 2025-10-30 17: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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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양대 강국 G2(미국·중국)의 정상이 부산에서 만났다. 세계 경제와 안보의 향배를 가를 미중 정상회담이 30일 부산에서 열리면서 전 세계의 시선이 부산으로 쏠렸다. 회담에서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시행 중인 합성마약 펜타닐 관련 징벌적 세를 기존 20%에서 10%로 낮추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부산 김해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만났다. 두 정상의 만남은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처음이자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 4개월여 만이다. 두 정상은 양국 국기가 2개씩 세워진 장소 앞에서 악수한 뒤 양국 고위 각료들과 함께 확대 회담을 개시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미중 간 격화돼 온 무역 및 관세 갈등 와중에 열린 만큼 더욱 큰 관심을 불렀다. 우선 두 정상은 모두발언에서 미중 간 관세전쟁 확전 자제 기조를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많은 것들에 합의했으며, 지금 더 많은 것들을 합의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시 주석은 위대한 나라의 위대한 지도자이며, 난 우리가 오랫동안 환상적인 관계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여러 바람, 역풍, 도전 과제가 있다고 해도 미중 관계는 올바른 길을 향해 동일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중국은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으며, 미중은 친구가 돼야 한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회담을 이어갔으며 약 1시간 40분간 회담을 가진 뒤 만남을 종료했다. 미중은 희토류 수출 통제와 펜타닐 관세 유예 등 당초 예상됐던 일부 쟁점에서 합의를 이뤄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 후 귀국길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진행한 약식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와 합성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 협력에 동의했고 그 대신 미국은 중국에 부과해 온 관세를 10%포인트 인하하기로 합의했다”며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을 즉시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상호 방문 일정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그 이후에는 시 주석이 플로리다주 팜비치나 워싱턴DC로 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만해협 등 안보 문제는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미중 간 전략 경쟁은 수면 아래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내달 중순 만료되는 미중 간 ‘초고율 관세 유예’ 기간의 재연장 문제에 합의했는지는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이에 내년 초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기로 한 만큼 두 정상의 상호 방문을 통한 후속 외교와 관계 재정립은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산 회담을 마치고 전용기를 타고 미국으로 출국했고, 시 주석은 31일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경주로 이동했다.

올해 APEC 정상회의 주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내일: 연결, 혁신, 번영’으로, 의장국인 대한민국은 ‘인공지능(AI) 협력’ 및 ‘인구구조 변화 대응’ 관련 논의 현황 등을 참가국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31일 본회의 제1세션에서는 ‘더욱 연결되고 복원력 있는 세계를 향하여’라는 주제 아래 무역 및 투자 증진 협력 방안이 논의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본회의를 주재하며 APEC 회원 간 무역투자 증진과 인공지능, 인구구조 변화에 대비한 새로운 성장 방안 논의를 이끌 예정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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