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김해공항 공군 의전시설 나래마루. 연합뉴스
				
			지난 1일 종료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차 방한했던 해외 정상급 인사들의 후일담이 잇따르고 있다. 부산에는 3개국 대표단이 머물렀는데 일부 호텔은 경주까지 음식을 배송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부산에서 치른 중국 대표단은 부산 경찰에 특별히 감사 인사를 표하기도 했다.
4일 부산 호텔업계에 따르면 APEC 회원국인 브루나이 대표단은 APEC 기간 파크하얏트부산호텔에 투숙했다. 이들은 23층부터 29층 전 객실을 전용 구역으로 사용하고 브루나이 문화적·종교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음식 서비스를 받았다. 특히 이들은 할랄 인증 닭을 사용한 삼계탕을 특식으로 제공받았다. 일부 특식은 일정에 따라 부산에서 경주까지 직접 배송되기도 했다. 브루나이 대표단이 가져온 음식을 셰프들이 직접 요리해 APEC 기간 중 수차례 전달했다.
시그니엘부산에는 필리핀 대표단이 묵었다. 이들은 부산 바다 풍경을 보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일정 중 제공된 식사도 모두 남김없이 먹었으며 직원들에게 주기적으로 만족스럽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APEC 회원국은 아니지만 초청국으로 참석한 아랍에미리트 왕실과 대표단은 부산 아난티코브에 머물렀다. 아난티 측은 아랍에미리트 측과 며칠 밤샘 협의를 진행하며 할랄 기준을 체크하고, 각종 위생 검사 등 9차례의 시뮬레이션과 10번의 시설 점검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칼리드 아부다비 왕세자는 460평 규모 프레지덴셜 스위트(PRS)에 머물렀는데 이는 국내 최대 규모 객실이다.
아랍에미리트 대표단은 호텔 한식 메뉴 중 볶음김치를 즐겨 먹어 볶음김치를 본국으로 가져가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아난티 측은 볶음김치를 대량 진공 포장해 대표단에 선물했다.
APEC 정상회의 전부터 경주 숙소 부족 문제 등이 대두되며 각국 주요 인사들의 부산 투숙은 호텔가의 최대 화두였다. 극도의 보안 끝에 해외 대표단을 유치한 이들이 대표단에게 ‘5성급’ 이상의 서비스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호텔 관계자는 “대표단이 머무르는 기간 중 투숙 객실 온도, 욕실 수온·수압 등 요구에 맞추기 위해 세심히 노력했다”며 “본국에서 직접 가져온 가구·가전제품도 투숙 도중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6년 만에 열린 미중 정상회담이 부산에서 막을 내리자, 긴장감 속에서 경비 업무를 무사히 마친 경찰에게도 중국 대표단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난달 30일 김해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열린 회담을 두고 미중 양국은 보안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부산 경찰은 안전한 회담 진행을 위해 이날만 경찰버스 10여 대와 경찰 1000여 명을 공항 일대에 배치했다. 공군기지 내부가 보일 수 있는 육교나 골목, 교차로 등 주요 지점에도 경비 인력을 배치하는 등 빈틈없는 경비를 위해 힘썼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중국 대표단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니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