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GPU 10만 장 확보… 삼성·SK, 반도체 장악력 강화

입력 : 2025-11-04 18: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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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AI 팩토리 구축
TSMC와 격차 좁힐 기반 마련
SK, 메모리 칩 생산 대폭 확대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기지인 경기도 평택캠퍼스 전경.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기지인 경기도 평택캠퍼스 전경.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SK그룹이 지난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5 APEC 코리아’를 계기로 엔비디아와의 인공지능(AI) 팩토리 협업을 하기로 하면서 AI 시대의 글로벌 주도권 강화에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 제고, SK그룹은 메모리 반도체 생산 능력(캐파) 확대라는 각각의 과제에 직면한 가운데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으로 수익 확대를 꾀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엔비디아와 5만 개의 GPU(그래픽 처리장치)를 탑재한 업계 최대 수준의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해 AI 기반 제조 혁신을 실시할 계획이다.

반도체 AI 팩토리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지능형 플랫폼 기반의 스마트 공장이다. 삼성전자는 쿠다X, 옴니버스 등 엔비디아의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반도체 제조 속도와 수율을 개선하는 디지털 트윈도 구축 중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AI 팩토리 구축을 통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힐 기반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SK그룹은 엔비디아와의 AI 팩토리 협력을 통해 AI 메모리 칩 생산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에서 “SK그룹은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도입해 SK하이닉스에 특화된 가상 공장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플랫폼인 ‘옵티머스’를 기반으로 AI 메모리 칩 생산 공정을 완전히 자율화하는 AI 팩토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으로 현재 점유율 1위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지배력도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으로 삼성·SK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이번 엔비디아 협력을 두고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의 생태계에 강력하게 종속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안팎에선 AI 팩토리는 결국 장기적으로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강한 구속력을 야기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을 통해 한국은 피지컬 AI와 신경망처리장치(NPU) 등의 산업을 육성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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