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울산 동서발전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현장에서 보일러 타워 4호기와 6호기의 해체를 위해 고소작업차가 투입돼 타워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의 여파로 무너진 보일러 타워 5호기 외에도 추가 사고 가능성이 제기된 4호기와 6호기도 해체하기로 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본부장인 중수본은 지난 7일 오후 11시 피해자 가족 대표 등이 참여한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붕괴한 5호기 옆에 있는 4호기와 6호기도 현재까지 해체를 위한 취약화 작업을 대부분 진행해 왔다. 4호기는 현재 취약화 작업이 100% 끝났고, 6호기는 75%가량 완료됐다. 그러나 이 상태로 주변에서 큰 진동이 발생할 경우 추가 붕괴로 이어질 위험이 커 매몰자 구조와 수색에 필요한 중장비 동원에 어려움을 겪었다.
4호기와 6호기를 동시 발파하려던 계획이 매몰자 구조를 가로막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계획상 3개 동을 ‘3~5초 시차’로 순차 발파하기 위해 나머지 보일러 타워도 5호기처럼 하부 14m가 철거된 ‘필로티’ 상태로 대기 중이었다.
결국 무너진 5호기의 매몰자를 구할 구조대 진입을 지연시킨 건 동일하게 위험한 상태로 방치된 4호기와 6호기였던 셈이다.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중수본은 전문가들과 함께 보강 또는 해체 여부를 여러 차례 검토한 끝에 해체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중수본은 4호기와 6호기가 해체되면 신속히 구조대를 투입해 매몰자 구조에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4호기와 6호기의 해체 시점은 수일 내로 예상된다. 아직 6호기 취약화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선 발파 때 5호기나 대형 굴뚝이 있는 쪽으로 넘어지지 않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현장 인근을 지나는 LNG 배관에 질소를 주입해 배관을 비우는 ‘퍼징(purging) 작업’도 병행한다. 타워 발파 영향으로 배관이 폭발하는 등 2차 사고를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중수본은 9일 이를 토대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철거 현장마다 폭약의 종류가 달라 재단이 필요하다. 화약과 연결하는 부품만 갖춰지면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