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수부 부산 시대 개막, 해양 수도 비상 꿈 이루자

입력 : 2025-12-23 0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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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개청식… 정부 부처 첫 단독 이전
지역 역량·국가 정책 연계 시너지 내야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위한 이사가 시작된 8일 해수부 임시청사가 마련된 부산 동구 수정동 IM빌딩외벽에 해수부 간판이 걸려 있다. 해수부는 8일부터 15일간 부산 임시청사 본관과 별관으로 이사한 뒤 23일 개청식을 열 예정이다. 정종회 기자 jjh@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위한 이사가 시작된 8일 해수부 임시청사가 마련된 부산 동구 수정동 IM빌딩외벽에 해수부 간판이 걸려 있다. 해수부는 8일부터 15일간 부산 임시청사 본관과 별관으로 이사한 뒤 23일 개청식을 열 예정이다. 정종회 기자 jjh@

해양수산부가 23일 부산 동구 수정동 IM빌딩 청사 본관에서 개청식을 연다. 이로써 해수부 부산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는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1996년 8월 발족 이후 30년 만에 정부 부처 가운데 처음 부산으로 단독 이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부산시는 2000년 12월 18일 동북아 중심 해양 관문 도시를 지향하며 ‘대한민국 해양 수도’를 선포했는데, 25년 만에 현실이 됐다. 해수부는 2008년 2월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로 업무가 분산되면서 해산의 아픔을 겪었지만, 2013년 3월 부활했다. 해양 수도를 향한 여정에서 숱한 우여곡절을 경험했기에 이번 개청식을 보는 부산 시민들은 감개무량할 수밖에 없다.

해양산업계와 시민사회도 ‘해수부 부산 시대’ 개막을 환영했다. 그러면서도 해수부 이전이 실질적인 해양 수도 완성과 글로벌 해양강국 건설의 주춧돌이 되도록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수부 부산 이전 등 관련 국정 과제를 진두지휘하던 전재수 전 장관의 갑작스러운 낙마로 컨트롤 타워 공백이 생겼다. 정부는 해양수산 공공기관과 해운기업 본사 부산 유치 로드맵을 후임 장관 임명 전에라도 빠른 시일 내에 공개해야 한다. 후임 장관 임명을 서둘러 해수부 이전의 구심력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9월 이후 공석인 대통령실 해양수산비서관도 조속히 임명해야 한다. 리더십 공백 장기화는 해수부나 지역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해수부 부산 시대 개막은 해양 수도권 구축을 통한 해양강국 건설의 출발이자 국가균형발전 실현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의 기회다. 이를 위해서는 해수부가 명실상부한 해양정책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도록 위상과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해수부 이전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기능 강화 등 핵심 내용이 빠진 ‘반쪽짜리’ 법안이라는 지적이 많다. 해양수산 공공기관과 HMM과 같은 해운기업 이전, 동남권투자공사와 해사법원 설치, 북극항로 거점 구축 등 해양 행정·사법·금융을 포함한 해양산업의 종합적인 집적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다. 해수부 이전은 지속 가능한 해양 정책의 혁신과 해양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진정한 해양 수도 부산이 되려면 지역 역량과 국가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해 전통 해양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해양 신산업 육성 전략,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해양산업 현장과 정책을 연계해 실행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하다. 동남권의 특장점과 북극항로를 연계시키기 위해 해수부 주관 아래 산업부, 국토부, 기재부 등이 범정부 합동 종합 계획 수립에 나서야 한다. 민간 금융과 정책 금융이 협업해 글로벌 해양금융중심지 조성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지역, 민간, 정부의 역량을 모으고 극대화해 해양 수도 비상의 꿈을 실현해야 할 것이다.

금정산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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