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당신의 인생책은 무엇인가요?

입력 : 2025-12-23 09:00:00 수정 : 2025-12-23 1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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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서점, 42만 6300여 명 투표
올해의 책 10권 선정, 소설 다수 차지
2025 독서 트렌드 파악할 수 있어

알라딘 서점은 독자들이 투표를 통해 올해의 인생책을 선정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알라딘 서점은 독자들이 투표를 통해 올해의 인생책을 선정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알라딘 서점은 독자들이 투표를 통해 올해의 인생책을 선정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알라딘 서점은 독자들이 투표를 통해 올해의 인생책을 선정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알라딘 서점은 연말이면 독자 투표로 올해의 책을 뽑는다. 대다수 서점이 판매 기록을 기준으로 베스트셀러를 발표하는 것과 달리 알라딘 서점은 오직 독자가 선택한 올해 인생책을 집계한다. 주요 서점의 판매 기록과 겹치는 도서도 있고, 판매 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독자 리스트에 들어온 책도 있다.

올해는 42만 6339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독자가 뽑은 인생책 10권을 살펴보면, 우선 성해나 작가의 소설 <혼모노>가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 남녀 모두에게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표를 받았다.

단편소설집 <혼모노>에는 영상물에 견줄 만한 이야기의 힘을 증명하는 일곱 편의 소설이 실렸다. #덕질 #길티플레저 #진짜가짜 #남영동대공분실 #건축 #스타트업 #농촌재생사업 각 소설을 소개하는 해시태그를 따라 내게 맞는 아드레날린을 처방해 볼 수 있다.

서점 관계자는 “트레드밀 위에서 한참 달리다 평지를 처음 디딜 때의 멀미처럼, 각 소설이 품은 자극이 보통 맛이 아니다. 진짜는 진짜를 알아보는 법. 신명 나는 이야기에 홀린 독자들이 이 소설을 지지하고 밀어 올렸다”라고 분석했다.

2위는 김금희 작가의 소설 <첫 여름, 완주>가 선택됐다. 박정민 배우가 운영하는 출판사 무제의 베스트셀러로 오디오 북도 큰 인기를 끌었다. 대표의 인맥을 바탕으로 연기 잘하는 유명 배우가 대거 출연해 마치 영화, 혹은 연극을 연상케한다는 호평을 들었다. 40대에게 지지를 많이 받았다.

3위는 김애란 작가의 소설 <안녕이라 그랬어>이다. 40대와 50대 여성들이 주로 선택한 책으로, 단단한 문장, 세상의 이면을 보는 통찰이 뛰어나다는 평가와 뭉클한 감동을 주는 좋은 문장이 많다는 의견이 있었다.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한 성해나 작가의 소설 <혼모노>.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한 성해나 작가의 소설 <혼모노>.

2위를 차지한 김금희 작가의 <첫 여름, 완주>. 2위를 차지한 김금희 작가의 <첫 여름, 완주>.

3위는 김애란 작가의 소설 <안녕이라 그랬어>. 3위는 김애란 작가의 소설 <안녕이라 그랬어>.

4위는 구병모 작가의 소설 <절창>. 4위는 구병모 작가의 소설 <절창>.

5위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쓴 <결국 국민이 합니다>. 5위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쓴 <결국 국민이 합니다>.

4위는 구병모 작가의 소설 <절창>이다. 10대부터 30대까지 여성들에게 고른 지지를 받았다. 10만 권 판매 돌파를 기념하며 한정판 블랙 책표지가 나오기도 했다. 이 책의 독자들은 읽는다는 행위의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며 읽는다고 해서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5위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쓴 자신의 인생과 정치철학을 담은 <결국 국민이 합니다>이다. 40대와 50대 남성들에게 특히 많은 지지를 받았다. 2024년 12월 3일 내란을 겪고 난 후 리더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고 리더의 철학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알게 되었다는 감상평을 여러 사람이 남겼다.

6위는 김영하 작가의 에세이 <단 한 번의 삶>이며, 7위는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의 에세이 <호의에 대하여>가 차지했다. 8,9,10위는 김초엽 작가의 소설 <양면의 조개껍데기>,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의 에세이 <빛과 실>, 유시민 작가의 개정 증보판 독서 에세이 <청춘의 독서> 순으로 집계되었다.

책을 좋아하는 애독자들이 직접 뽑았다는 점에서 이 리스트는 올해 대한민국 출판 시장의 경향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화제성보다 오래 생각하게 하는 문장과 스스로 돌아보는 성찰이 담긴 책들이 대다수 선정됐다. 이야기의 속도가 느려졌고, 책의 전체 분위기는 차분하다. 감정 폭발, 감정 과잉이 없다는 점도 특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적으로 책을 통해 위안을 얻기 보다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며 정립할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책들이 많은 선택을 받았다. 잘 짜여진 구성으로 책장이 잘 넘어가지만, 책이 주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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