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차량이 빙판길에 정체된 모습. 연합뉴스
내년 자동차보험료가 평균 1%대로 오른다. 자동차보험료가 오르는 것은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보험료를 인하한 결과 자동차보험에서 수천억 원 적자가 발생해서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사는 지난 26일까지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료 요율 검증 의뢰를 마쳤다. 이들 대부분은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률을 2.5%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금융당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1%대 초중반(1.3~1.5%) 수준의 인상률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용 자동차보험료가 평균 70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보험료 부담은 1만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체적인 인하 폭은 이르면 내년 1월 각 회사가 발표할 예정이다.
보험사들이 내년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는 요인으로는 대규모 적자 탓이다. 보험업계는 당국의 상생 금융 압박에 자동차보험료를 △2022년 1.2∼1.4% △2023년 2.0∼2.5% △2024년 2.1∼3.0% △2025년 0.6~1% 인하한 바 있다. 자동차보험료는 손해보험사들이 자율 결정하지만, 국민의 일상과 직결되고 물가에 직접 영향을 끼쳐서 금융당국과 협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보험업계는 최근 4년 연속 보험료 인하가 누적된 데다 사고 1건당 손해액이 증가하면서 손해율 부담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올해 11월 기준 대형 4개 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단순 평균 기준)은 92.1% 수준이다. 1∼11월 누적 손해율도 86.2%로 지난해 동기보다 3.8%포인트 올랐다.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를 손익분기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자동차보험 적자 규모가 5000~60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에도 보험업계의 ‘적자 쇼크’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