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오일탱커 선사가 운영하는 선박이 지중해에서 난민 35명을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영창기업사 소유 2만t급 오일 케미컬 탱커선인 YC아젤리아(사진·Azalea)호는 지난 13일 오후 10시 40분께(현지 시각) 지중해를 지나 수에즈운하를 지나기 위해 이집트 포트사이드항으로 향하던 중 이집트 카이로의 함동구조본부(JRCC)로부터 인근 해역에 조난자가 발생했다는 긴급 연락을 받았다.
YC아젤리아호 김형진 선장은 즉시 선사에 상황을 보고하고, 수색·구조 활동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선박은 곧바로 기존 항로를 이탈해 JRCC가 지정한 조난 예상 지점으로 이동해 조난선 수색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짙은 어둠이 깔린 해상에서의 수색은 쉽지 않았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조난 선박을 발견하기 위해 YC아젤리아호는 JRCC 카이로와 수차례 교신을 이어가며 해당 해역을 집중 수색했다. 그 결과, 약 2시간이 지난 다음 날 0시 40분께 드디어 조난 선박을 발견했다.
소형 고무 뗏목인 조난 선박은 배 위에 발 디딜 틈도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올라탄, 매우 위험한 상태였다. YC아젤리아호는 조난선에 조심스럽게 접근해 1시간 30여 분 만에 조난자 35명 모두 무사히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구조된 난민들은 수단 국적으로 확인됐다. YC아젤리아호는 지난 15일 이집트 포트사이드항에 도착, 구조된 난민 전원을 현지 당국에 안전하게 인계했다. 이번 구조 활동은 국제 해상에서 대한민국 국적 선박과 승조원들이 보여준 인도적 구조활동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영창기업사는 자사 소유 오일탱커선 4척과 용선 2척으로 아시아와 중동 일대 노선을 서비스하는 선사로, 이 회사 보유 선박 중 YC아젤리아호와 YC프리지어(Freesia)호가 재화중량 2만t급으로 가장 크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