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배우’ 안성기 별세… 부산국제영화제와도 인연

입력 : 2026-01-05 10:10:50 수정 : 2026-01-05 11:52:12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한국 영화사와 함께한 연기 인생
김기영 ‘황혼열차’ 아역으로 시작
60년간 출연한 작품 180편 넘어
BIFF 부집행위원장 맡아 인연 각별
2019년부터 혈액암 투병 이어 와

배우 안성기가 5일 오전 9시 별세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안성기가 5일 오전 9시 별세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 영화계의 중심을 지켜온 배우 안성기가 5일 오전 9시 별세했다. 향년 74세. 안성기는 지난달 31일 자택에서 쓰려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대중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1952년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안성기는 여섯 살 때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황혼열차’(1957) 아역으로 처음 영화에 출연했다. 부친 안화영 씨가 김 감독과 친구였던 인연이 연기의 시작이었다. 이후 약 70편에서 주로 개구쟁이 역할을 하다가 중학교 3학년 때 찍은 ‘젊은 느티나무’(1968)를 끝으로 10년 정도 활동을 멈췄다. 이후 한국외대 베트남어과를 졸업한 뒤, 영화 기획 일을 하던 부친의 영향으로 계몽영화 ‘병사와 아가씨’(1977) 조연을 하며 다시 배우가 됐다. 훗날 그는 복귀 무렵을 술회하며 “기왕 하는 거 평생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그 다짐을 지켰다.

본격적인 배우의 길은 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날’(1980)’로 시작했다. 1950년대에 출발해 2020년대를 아우르는 그의 출연작은 180여 편이 넘는다. 원본이 유실된 작품까지 합하면 약 200편으로 추정된다. ‘고래사냥’(1984) ‘깊고 푸른 밤’(1985) ‘칠수와 만수’(1988)’ ‘개그맨’(1988) ‘하얀 전쟁’(1992) ‘투캅스’(1993) ‘태백산맥’(1994) ‘실미도’(2003) ‘라디오 스타’(2006) 등 수많은 작품으로 사랑을 받았다 .

안성기는 부산국제영화제(BIFF)와도 인연이 깊다. 그는 1997년에는 BIFF 재정난 해소를 위해 차인표, 김혜수, 신현준, 최지우 등 동료 배우들과 함께 의류 CF에 출연해 출연료를 영화제에 기부하기도 했다. 1998년부터는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으로 영화제 운영에 참여했고, 2005년부터는 부집행위원장을 맡아 영화제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2014년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둘러싼 갈등 국면에서는 영화제의 자율성과 관객의 선택을 강조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안성기는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 왔다. 항암 치료 중에도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의 영화인 자녀 장학사업, 단편영화 제작 지원 사업 일정에 힘껏 참석했다. 병마의 위기를 넘기고 나서는 “환자들이 친구처럼 다가왔다”며 치료 중이던 강남성모병원에 1억 원을 기부했다. 그는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재발해 치료를 이어갔고, 투병 중에도 ‘카시오페아’ ‘한산: 용의 출현’ ‘탄생’ ‘노량: 죽음의 바다’ 등에 출연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오소영 씨와 장남 다빈 씨, 차남 필립 씨가 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