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 자치권 없이는 ‘빈껍데기’ 통합… 野 광역단체장 정부 드라이브 ‘반발’

입력 : 2026-01-21 18: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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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장·충남지사 입장문
부산시장 “특별법 전제돼야”
경남지사 “지원안 일시적”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은 이재명 정부가 파격적 지원을 약속하며 행정통합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데 대해 일제히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4년간 최대 20조 원의 재정 지원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과감한 조세와 행정 권한 이양 없이는 ‘빈껍데기 졸속 통합’이라는 것이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21일 대전시청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지난 16일 정부의 발표 내용은 중앙정부가 특례와 예산을 분배하는 종속적 지방분권의 연장에 불과하며, 지역균형발전 본질적 측면에서 위선과 허구일 뿐”이라는 내용의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실질적인 지방분권은 사라지고, 마치 정부 공모 사업처럼 지역 간 경쟁 구도를 만들어버렸다”며 “대전충남특별시의 지방자치는 중앙의 배려가 아닌 지방의 권한으로 완성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여당이 준비 중인 행정통합 특별법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했다. 정부의 재정지원 조건인 ‘4년간·최대’는 삭제하고, 지난해 10월 발의된 특별법안과 같이 양도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의 재정을 법률로 확정해 대전충남특별시에 이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특별시 지위와 관련해서는 조직·인사권이 특별시 권한이라고 정확하게 특별법안에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장 먼저 통합 움직임에 나섰던 부산과 경남에서도 현 정부의 행정통합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부산일보〉에 “떡을 주는 게 아니라 떡시루를 주는 방식, 즉 제도로 보장해야지,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지방분권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정부여당의 행정통합안에 제동을 걸었다. 박 시장은 “할 거면 원칙대로 해야 한다”며 “재정분권, 자치분권 내용 담은 특별법을 제정해서, 어떤 권한을 어떻게 이양하고, 어떤 재정 자율권을 줄 건지 법으로 방침을 정해야 한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주는 식으로는 분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재차 “일회성이거나 불명확한 지원 방식으로는 행정통합의 실질적 이익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광역 지방정부에 걸맞은 포괄적 자치권을 인정하는 특별법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완수 경남지사 또한 박 시장과 같은 의견이다. 박 지사는 지난 16일 정부 발표 직후 경남도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정부 지원안은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지원에 그치며 현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지방정부 수준의 제도적 지원 내용은 빠져 있다”며 “과거 기초자치단체 통합 시 제시되었던 지원 내용과 방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수준이며, 규모와 파급효과가 전혀 다른 광역자치단체의 통합의 위상에 걸맞은 자치권 보장 방안은 전혀 없다”고 힐난했다.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중앙정부의 과감한 인식 전환을 통해 일시적·단편적인 특례를 넘어서는 포괄적인 권한 이양과 실질적 자치권”이라며 정부에 이를 위한 법적·제도적 보완을 요구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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