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하교 시간마저 통학 안전 무시하는 ‘막무가내’ 아파트 공사

입력 : 2026-02-08 2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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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연중 인근 대연3 재개발 구역
등하교 시간 공사 강행 입장 고수
요원 배치·전용 보행로만 제안
학부모 "실효성 없는 대책" 반발
등하교 때만이라도 통제 필요
부산교육청, 사후교평 실시 검토

부산 남구 대연중학교의 정·후문 일대 재개발 공사로 학생 통학 안전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재개발 공사 현장 좁은 통행로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남구 대연중학교의 정·후문 일대 재개발 공사로 학생 통학 안전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재개발 공사 현장 좁은 통행로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의 한 중학교 통학로에 대규모 재개발 공사가 진행(부산일보 2월 3일 자 8면 보도)되는 것을 두고 재개발 조합과 학교 측이 평행선을 달린다. 통학 안전이 위협받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재개발 조합 측은 차량 통행 제한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학생 안전을 위해 교육청 차원에서 적극적인 개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대연3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5일 남구청 다목적홀에서 대연중학교 통학로 안전 대책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대연중 교직원과 학부모, 부산시교육청, 남구청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설명회의 결론은 ‘등하교 시간에도 공사 강행‘이었다. 조합 측은 공사 지속을 전제로 △등하교 시간 신호수와 안전요원 배치 △통학로 인접 구간 공사 차량 운행 속도 시속 10km 이하로 제한 △임시 보행자 전용 통로 확보 등을 제안했다. 설명회에서 조합 측은 등하교 시간만이라도 통학로에 공사 차량을 통제해 달라는 학교·학부모 측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학부모들은 해당 방안이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반발한다. 학부모들은 공사 구역과 통학로가 맞닿아 있어 다음 달 개학할 경우 학생들이 안전 위협에 그대로 노출된다고 지적한다. 대연중 정문과 후문으로 이어지는 두 통학로는 모두 도로 가장자리 한쪽 면이 대연3구역 재개발 공사 현장과 맞닿아 있다.

정문은 공사를 위해 현재 일시 폐쇄됐고, 급경사지가 펼쳐지는 후문 통학로도 안전 조치가 미흡한 실정이다. 듬성듬성 설치된 ‘ㄷ’자 형태의 볼라드가 보·차도를 구분하고 있는 정도인데, 일부 구간에는 이마저 철거돼 통학로가 사실상 단절돼 있다. 개학을 하면 통학 셔틀버스와 교직원·학부모 차, 출근길에 나서는 일대 지역 주민 차량이 모두 후문 일대에 집중될 예정인데, 대형 공사 차량까지 지나다닌다면 사고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신호수 배치와 속도 제한도 이 같은 도로 상황에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존에 통학로에 배치됐던 신호수는 학생 보호보다 공사 차량을 공사장 내부로 안내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또 차량이 과속이나 신호 위반 등을 할 경우 제재를 하기는 어려워 공사 일정이 빠듯해질 경우 사고 위험은 더욱 커진다. 대연중 학부모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등하교 시간만이라도 통학로에서 공사 차량을 완전히 분리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며 “공사 일정 때문에 아이들이 위험에 놓이는 일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과 일대 주민들은 학생 안전을 위해 상위 행정기관인 시교육청과 남구청 등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6일 시교육청은 대연3구역에 대한 사후교육환경평가(이하 사후교평)를 신청하기 위한 서류를 교육환경보호위원회에 제출했다. 교육환경보호위원회는 시교육감이 개최하는 위원회로, 상정된 안건이 사후교평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연3구역의 경우 교육환경평가가 도입되기 전 추진돼 착공 전 교육환경평가를 받지 못했다. 다만 시교육청은 조합 측이 사후교육환경평가서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지시할 수 있다. 이 평가서 내용에 등하교 시간 공사장 출입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명시하면 통학로에 공사 차량이 다니지 못하게 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대연3구역 조합과 학교 측이 끝내 합의가 되지 않아 학교 측 요구가 미반영된 서류를 위원회에 제출했다”며 “사후교평과는 별개로 지난 4일에는 남구청에 대연3구역 공사 중지 요청 공문도 발송했다”고 말했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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