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하늘 뒤덮은 ‘비행안전구역’ 조정될까?

입력 : 2026-02-09 15:50:08 수정 : 2026-02-09 17:52:50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1970년대 진해덕산비행장 창설
활주로 주변 2km 비행제한구역
소음·개발 행위 제약에 피해 만연
최근 구역 변경 여건·가능성 검토

경남 창원시 진해구 도심 전경. 연합뉴스 경남 창원시 진해구 도심 전경. 연합뉴스

수십 년간 도심에 있는 군 비행장으로 소음과 개발 제한 등의 피해를 입어 온 진해구의 숙원인 ‘비행안전구역’ 완화가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9일 경남 창원시에 따르면 최근 경남도청에서 해군과 국회, 경남도 등 관계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창원 진해 비행안전구역 대책회의’이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창원 진해 비행안전구역 변경 추진 여건 △비행안전구역 유형 변경 가능성 △전시 작전계획 반영 여부 △단계별 추진 전략 등이 논의됐다.

‘해군 도시’라 불리는 진해구는 1970년대 군용 항공기지법이 공포되면서 부대 내 항공작전기지가 창설됐다.

군용으로는 가장 작은 F등급 비행장인 진해덕산비행장이 들어선 것도 이즈음이다. 진해덕산비행장에서는 지금도 헬기가 하루에도 수십 차례 뜨고 내린다.

군 비행장이 들어서면서 활주로 기준 반경 2km까지의 도심이 비행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여기에 부대 인근 지역까지 1~5개 구역을 나눠 고도제한이 걸려 있다.

현재까지도 웅동·웅천 등 진해구 동부권을 제외한 중부·서부권의 대부분이 비행제한구역에 속해 있다.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구가 창원시 추산 3만여 가구에 달한다.

창원시 안팎에서는 진해신항 증설과 가덕신공항 건설, 항만 배후단지 조성 등 대규모 국책사업이 추진되는 마당에 구시대적인 비행안전구역 규제는 큰 족쇄라는 평가다.

당장 지난 2019년만 해도 진해중앙고등학교가 교실 부족을 이유로 학교를 수직증축하려다 국방부의 비행안전구역 제한에 막혔다. 창원시가 나서 시 조례를 통해 건폐율 완화하는 방향으로 사태를 수습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창원시의원까지 거리에 나서 비행안전구역 해제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진해구 내에서는 재산권과 밀접한 재건축·재개발 사업 역시 비행안전구역 규제 탓에 지지부진하다. 15층 높이 제한으로 수익성이 낮아 사업이 진행되다 무산되기 일쑤다.

주민 정인숙(55) 씨는 “일대가 아주 오래전 조성된 동네인지라 손봐야 할 곳들이 많은데, 고도 제한에 걸려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해 (주민들)불만이 상당하다”라며 “헬기가 내는 소움도 삶의 질을 떨어뜨려 일상 생활이 불편할 정도”라고 말했다.


경남도와 창원시, 해군, 국회 등 관계자들이 지난 6일 경남도청에서 ‘창원 진해 비행안전구역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경남도와 창원시, 해군, 국회 등 관계자들이 지난 6일 경남도청에서 ‘창원 진해 비행안전구역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해군에서는 비행안전구역 조정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독자적으로 결정할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미 연합사 등 다른 부대의 의견을 종합해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비행안전구역 해제는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는 2023년 말 세종시 조치원 비행장의 비행안전구역 1620만㎡ 중 1400만㎡를 해제했다. 군 비행장 통합 이전 사업에 따른 조처였다.

창원시도 이번 회의를 통해 비행안전 확보를 담보로 한 비행안전구역 조정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비행안전구역 유형 변경 시 적용되는 구역 범위와 규제 수준의 차이를 토대로, 지역 안전과 군 작전 수행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도시 개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병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비행안전구역 유형 변경을 통해 그동안 규제로 인한 주민 불편이 해소되고 국책사업과 연계한 지역 개발로 창원 지역의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