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톡톡] AI 시대, ‘정답 맞히는 사람’보다 ‘질문 던지는 사람’ 되길

입력 : 2026-02-09 1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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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연 부산교사노조 홍보국장

사랑하는 우리 반 친구들아, 어느덧 너희들의 초등학교 시절 마지막 페이지를 함께 넘기고 있구나.

최근 뉴스에서 본 휴머노이드 로봇의 모습이 선생님에게 참 인상 깊었단다. 사람처럼 가뿐하게 백텀블링을 하고 집안일을 돕는 로봇을 보며, 우리가 정말 ‘미래’에 살고 있다는 걸 실감했어. 이렇게 기계가 인간의 능력을 닮아가는 시대에, 선생님은 문득 이런 궁금증이 들었단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서 진짜 필요한 건 무엇일까?’

사실 우리 교육은 오랫동안 ‘하나의 정답’을 빠르게 찾아내는 연습을 해왔지. 하지만 얘들아, 이제 정답을 찾아내는 일은 AI가 세상에서 가장 잘하는 일이 되었단다. 0.1초 만에 답을 내놓고 백텀블링까지 해내는 세상에서, 정답지에만 파묻힌 공부가 과연 너희의 앞날을 지켜줄 수 있을까?

선생님은 너희가 ‘정답을 맞히는 사람’보다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만약 누군가 너희에게 당장 백텀블링을 하라고 한다면, 너희는 바로 하겠니? 아마 “왜요?”라고 먼저 묻겠지. 로봇은 시키는 대로 즉시 수행하지만, 사람은 그 행동을 왜 해야 하는지, 진정으로 의미 있는 일인지 스스로 고민하고, 때로는 거부할 수도 있단다. 앞으로 기술의 발전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무궁무진하겠지만, 그 대단한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그리고 ‘왜’ 써야 하는지 깊이 고민하는 일은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귀하고 고유한 영역이란다.

그러니 너희는 정답이 없는 세상의 수많은 문제 앞에서도 당당히 마주 섰으면 좋겠어. 설령 틀리더라도 나만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용기, 다른 사람과 연대하며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가는 따뜻함, 그것이야말로 AI 시대에 너희를 가장 빛나게 할 진정한 실력이 될 거야.

정든 교문을 나서는 너희의 뒷모습에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서로 눈을 맞추며 토론하던 교실의 온기와 친구를 향한 다정한 마음을 잊지 말렴. 너희가 던질 수많은 질문이 세상을 더 가치 있게 변화시키리라 믿는다.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너희가 마주할 세상에서, 정답이 아닌 너희만의 길을 당당히 만들어 가기를 선생님은 항상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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