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미래를 설계하는 부산연구원이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14대 수장으로 취임한 부산연구원 김영재 원장은 “소통과 혁신을 통해 연구원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부산의 잠재력을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연결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인터뷰는 지난달 20일 부산연구원 원장실에서 진행됐다.
김 원장은 부산연구원은 석박사급 100여 명을 갖춘 부산의 싱크탱크이지만, 대외적인 평가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최근에는 연구 인력이 정체되면서 활력이 떨어지고 부산시와 관계에서 독립성이 약화됐다는 비판도 받는다. “부산연구원은 지난 34년간 아시안게임, 가덕신공항 같은 굵직한 프로젝트의 기초 연구를 수행하면서 부산 발전의 역사와 함께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 수요가 다양해지고 수도권 집중화 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커지다 보니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아졌습니다.”
그의 청사진은 밖으로는 소통, 안으로는 혁신을 강화해 연구를 정책에 반영하고, 더 나아가 시민에게도 전달하는 것이다. “당장 연구원 주관으로 부산시는 물론 부산시의회, 부산상공회의소 등 연구 수요 기관들과 정기 또는 수시로 정책 간담회를 갖고, 연구자 성과 평가 시스템도 정책 반영도나 재정 기여도를 반영해 대폭 개선하려고 합니다.”
부산연구원은 탄소중립지원센터, 부산학연구센터, 인구전략연구센터, 디지털도시·경제정보센터, 시민안전연구센터 등 다양한 센터도 두고 있다. “센터 기능을 강화해서 기후나 금융 교육 등을 통해서 시민과 만날 기회를 늘리려고 합니다. 연간 200건 넘게 쏟아지는 연구 성과물이 더 널리 확산되도록 언론을 포함해 다양한 채널도 더 활발하게 활용할 계획입니다.”
가장 중요한 현안 과제로는 ‘글로벌 해양 허브 도시’ 전략이 있다. “부산이 해양수산부 이전, 북극 항로 개설을 기회 요인으로 삼아 글로벌 해양 허브 도시로 가려면 산업적, 공간적, 법적·제도적 기반이 필요합니다. 부산은 ‘노인과 바다’가 아니라 ‘청년과 꿈’의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해양 물류, 금융, 관광 마이스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아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TP)’ 모델을 부산·울산·창원 연구 삼각지대로 접목해보고 싶다는 꿈도 있다. RTP는 주 정부와 대학, 민간이 주도해 세 지역 대표 대학을 중심으로 첨단 연구단지와 공동 캠퍼스를 만들고 기업과 인재를 유치해 지역을 연구도시로 혁신하는 성과를 거뒀다. 부산의 지산학 모델을 동남권으로 확대해 균형발전을 이끌 수 있다는 구상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3년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로 ‘신나는 직장 만들기’를 꼽았다. 그 첫발로 부산연구원은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 내 셋방살이를 끝내고 이르면 오는 9월께 인근에 계약을 마친 독립 청사로 이전한다. 비좁은 연구실에 차 한 잔 나눌 라운지도 없고 회의실조차 변변치 않았던 연구 환경도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연구는 고도의 감정 노동이자 인내를 요하는 작업입니다. 연구 환경이 좋아지고 내부 소통이 활발해진다면 연구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더 좋은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때 부산연구원도 부산 발전과 시민 행복에 더욱 기여하는 조직이 될 것입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