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추진’ 비판 거센데…여, 행안위서 3개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 강행

입력 : 2026-02-12 16:10:04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여당 주도 통합법 소위 처리
야당 반발 속 표결 불참
특례 대거 빠져 졸속 논란

행정통합안 의결을 앞두고 국회를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가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실에서 윤건영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행정통합안 의결을 앞두고 국회를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가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실에서 윤건영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여당이 6월 지방선거 전 광역자치단체 행정통합을 목표로 속도전을 이어가면서, 국회가 여당 주도로 광주·전남, 대구·경북,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3건을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처리했다. 야당은 절차와 내용 모두 문제가 있다며 표결에 불참하고 퇴장했다. 핵심 쟁점이었던 지자체 특례 조항이 대거 빠진 상태에서 법안이 처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졸속 입법’이라는 비판도 커지는 모습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2일 오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대전·충남, 전남·광주, 대구·경북 지역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을 각각 의결했다. 행정통합 특례의 근거를 담은 지방자치법 개정안도 이날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특별법은 통합특별시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을 부여하고, 재정 지원과 교육자치 등 각종 특례를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행안위는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관련 법안을 논의했고, 이날 추가 심사를 거쳐 3개 특별법을 여당 주도로 일괄 의결했다. 국민의힘 소속 행안위 위원들은 여당 주도의 심사와 처리에 항의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특별법 처리에 대해 지방분권이 빠진 통합 추진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을 중심으로 심의가 이뤄졌다”며 “겉으로는 통합이란 양의 탈을 쓰고 실제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법안 내용으로 고기를 팔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의결 직후 회의장 밖에서 ‘양두구육 충남·대전 졸속 통합’ 문구가 적힌 피켓 시위를 벌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법안 처리 과정을 두고 쟁점이 많은 법안을 단기간에 심사·처리했다는 점에서 부실 입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수백 개에 달하는 특례 조항을 사흘간의 심사만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충분한 검토와 의견 수렴이 빠진 졸속 심사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번 심사 과정에서 각 지자체가 요구한 특례 조항이 대거 반영되지 않은 점도 논란이다. 정부는 법안 심사 과정에서 지자체가 제출한 특례 요구에 대해 상당수를 불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경북이 제출한 특별법 335개 조항 중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국제·영재학교 설립’ 등 약 100건에 대해 불수용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광주 통합특별법에 포함된 119건의 특례 역시 대부분 반영되지 않았다.

앞서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 등은 김민석 국무총리를 찾아 특례 반영을 요청했고, 정부가 불수용한 특례 중 핵심 조항을 다시 추려 재반영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 요구안도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상당수가 제외되거나 수정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특례 축소로 지방분권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자체 우려에도 여권은 행정통합 속도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김 총리는 이날 국회를 찾아 통합법의 신속 처리를 거듭 요청했다. 김 총리는 신정훈 행안위원장실을 방문해 “7월 1일 통합 (지방)정부가 출범하기 위해서는 기술적·법률적·실무적으로 2월 말까지는 국회에서 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 5조 원, 4년간 20조 원 규모의 정부 행정 인센티브를 법에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재정 계획을 입법화하는 문제 또한 대통령이 고심하고 예산 당국과 의논할 것”이라며 “대국민 약속을 해서 지킬 수밖에 없다. 누구보다도 저희가 지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법안을 통과시키고, 재정 계획과 구체적 지원 방식은 이후 단계에서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은 행정통합 특별법과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조속히 행안위 전체회의에 상정한 뒤, 법사위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이달 안에 입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대전·충남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통합 방식과 절차를 둘러싼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논의 과정에서 추가 진통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