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산 지방법원 서부지원 건물 전경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인근에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태풍 피해 방재시설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시행사와 서구청에 대해 법원이 입주민들에게 1인당 1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제1민사부(부장판사 김동희)는 12일 서구 암남동 A아파트 수분양자 1314명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침수 피해에 따른 정신적 위자료로 1인당 1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 내렸다.
A아파트는 송도해수욕장 인근 옛 한진 매립지 부지에 2022년 5월 준공됐다. 이 아파트 부지는 지구단위계획상 관광·상업 지역이었지만 태풍·해일 피해를 방지하는 구조물 ‘방재호안’을 설치하는 조건으로 주거지가 됐다.
그러나 해양수산부 사업으로 진행된 방재호안은 아파트가 준공될 때까지 설치되지 못했다. 결국 입주 4개월 만에 파도가 아파트 단지 안으로 넘어오면서 주민들은 지하 주차장이 침수되고 수도와 전기가 끊기는 피해를 입었다.
이에 입주민들은 시행사와 서구청 등을 상대로 1인당 300만 원씩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재산상 손해에 대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만 1인당 위자료 10만 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시행사가 방재호안이 입주 시점까지 미설치될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월파 예측 시뮬레이션 수치를 축소하거나 제대로 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아파트를 공급했다”며 시행사의 과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서구청의 행정적 과실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서구청이 태풍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방재시설 설치 등 관리 대책 수립을 지시하지 않은 채 사용승인을 내준 것은 행정적 과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