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로 지역 사회에 선한 영향력 전파"…사랑의 의사회 발기인대회

입력 : 2026-03-23 17: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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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노인 등 사회적 약자 무료 수술
해외환자 대상 나눔의료도 팔 걷어
매년 의료봉사 대상 시상식 개최
재능기부로 의사·환자 간 이해 넓혀
지자체·적십자사 통해 환자 추천
구정회 이사장 추대, 내달 22일 총회

생명 존중과 인도주의적 사랑 실천을 모토로 한 ‘사단법인 사랑의 의사회’가 출범한다. 지난 18일 발기인대회에 이어 내달 22일 좋은문화병원에서 창립총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사랑의 의사회 제공 생명 존중과 인도주의적 사랑 실천을 모토로 한 ‘사단법인 사랑의 의사회’가 출범한다. 지난 18일 발기인대회에 이어 내달 22일 좋은문화병원에서 창립총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사랑의 의사회 제공

‘가난한 이들의 의사’ 장기려 박사, ‘남수단의 슈바이처’ 이태석 신부. 부산 의료계는 봉사와 헌신으로 일생을 살아온 두 분 성인의 숨결이 깃든 곳이다.

장기려 박사와 이태석 신부의 정신을 이어받아 사회적 약자를 의료적, 경제적, 정서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의료 봉사단체가 부산에서 출범한다. 지역을 대표하는 의료인들이 주축이 돼 ‘사단법인 사랑의 의사회’(가칭) 발기인대회를 지난 18일 개최했다.

이날 발기인대회에는 은성의료재단 구정회 회장, 부산시병원회 박종호 회장, 부산대학교병원 정성운 병원장, 동아대학교병원 안희배 병원장, 부산고려병원 김철 이사장, 순병원 김영삼 병원장, 누네빛안과 박효순 원장, 이루미치과 전영진 원장, 부산시 조규율 시민건강국장, 정세무회계사무소 정영배 대표, 에스앤피커뮤니티 이광복 대표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사랑의 의사회 주요사업을 △의료적 지원이 필요한 소아,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봉사활동 △수술이 필요한 해외환자를 대상으로 나눔의료 △회원사들의 활동을 소개하는 각종 홍보 활동 △기타 본회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제반 사업 등으로 정했다.

의료봉사는 일선 지자체와 적십자사 등의 사회단체를 통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 계층 환자들을 추천받을 예정이다. 또 지역 언론과 연계해 회원사의 활동을 휴먼 메디컬 스토리로 제작해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 매년 정기총회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헌신하고 봉사한 이들을 격려하는 의료봉사 대상 시상도 하기로 했다. 국내 봉사부문은 장기려 박사 봉사대상(가칭), 해외 봉사부문은 이태석 신부 봉사대상, 비의료인을 대상으로 적십자사 봉사대상 등을 선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초대 이사장에 추대된 은성의료재단 구정회 회장. 사랑의 의사회 제공 초대 이사장에 추대된 은성의료재단 구정회 회장. 사랑의 의사회 제공

이날 참석자들은 의사들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면서 봉사한다면 의사와 환자간의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의정사태 이후 필수의료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료의 진료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안전망이 확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은성의료재단 구정회 회장은 “우리 의사들이 하고 있는 수고와 비교해 우리 사회의 이해는 차이가 조금 있는데 사랑의 의사회 봉사를 통해 그 간격이 좁혀질 것으로 기대한다. 인도주의적 사랑을 실천하는 운동을 부산에서 시작해 보자. 그래서 이 모임이 역사에 남았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부산시병원회 박종호 회장(센텀종합병원 이사장)은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 때 현장을 찾아 일주일간 부상자를 치료하면서 ‘돈 안받고 봉사하는 게 이렇게 성취감이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봉사 단체가 회원들의 역량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조직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부산대병원 정성운 병원장은 “필수의료가 위기이며 지역의료가 위기 상황인데 부산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 사랑의 의사회 발족을 통해 일반인들이 의사들을 좀 더 이해하고, 필수의료도 물꼬가 트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동아대병원 안희배 병원장은 “의업의 길에 나선 의사들은 기본적으로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다만 그 기회를 만나지 못했을 뿐인데 이렇게 마당이 펼쳐졌으니 구슬을 잘 꿰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고려병원 김철 이사장은 “의정사태로 의료계와 시민들간에 많은 오해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조직 내지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언론사와 기업체 대표 등 의료계 밖에서도 함께 나서 주셔서 큰 힘이 된다”라고 소회를 피력했다.

누네빛안과 박효순 원장은 “봉사와 나눔은 경계가 없는 국제언어다. 안과가 가벼운 파트지만 세상에 빛을 준다는 마음으로 봉사하겠다”라는 의지를 밝혔다. 순병원 김영삼 병원장은 “처음엔 편한 마음으로 왔는데 막상 참가해 보니 부담감이 없지 않다. 의정사태로 환자 이송에 어려움이 생긴 것도 의사들 때문이라고 오해하는 국민들이 많은데 이런 모임을 통해 의료계에 대한 좋은 인식이 확산되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루미치과 전영진 원장은 “의대생 땐 열심히 봉사도 했는데 개업 후에는 기회가 없었다. 이제는 주변도 돌아보면서 봉사에 앞장서신 의료계 선배님들을 적극 돕겠다”라고 말했다.

부산시에서도 사단법인 발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산시 조규율 시민건강국장은 “코로나19와 의정사태 기간동안 보여준 의료진들, 특히 응급실 의료진의 노고에 정말 감사를 드린다. 주말에는 의료공백에 대한 불안이 큰 데 사랑의 의사회가 발족된다면 적극 행정적인 지원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발기인대회에서는 참석자 만장일치로 사랑의 의사회 초대 이사장에 은성의료재단 구정회 회장을 추대했다. 구 회장은 “사랑은 마음에서 우러나야 하는데 그동안 제도적으로 의사들의 활동을 많이 제한하다 보니 의료가 메말라졌고 환자와 의료계의 관계가 나빠졌다. 우리나라 의료가 많이 왜곡되어 있는데 그 밸런스를 맞추는 주도세력은 의사여야 한다. 여러 원장님들이 그동안 굶주렸던 사랑, 봉사, 책임과 의무를 잘 언급해 주셔서 ‘이 모임을 참 잘 만들었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라며 뜻있는 의사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사랑의 의사회 창립총회는 4월 22일 오후 6시 좋은문화병원 강당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문의 051-461-4275.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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