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NC파크 관중 사상 사고 "사전에 사고 우려 지적됐다"

입력 : 2026-03-26 14:35:29 수정 : 2026-03-26 16: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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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청, 중처법 위반 등 17명 검찰 송치
시공부터 감리·관리·탈부착 과실 등 부실 결합
구조물 추락 위험성 지적에도 묵살 정황 드러나

오승철 경남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장이 26일 경남경찰청 기자실에서 창원NC파크 관중 사상 사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최환석 기자 오승철 경남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장이 26일 경남경찰청 기자실에서 창원NC파크 관중 사상 사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최환석 기자

경남 창원NC파크 관중 사상 사고 발생 6개월 전, 창원시설관리공단이 구조물 추락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무시한 정황이 경찰 조사로 밝혀졌다. 1년 가까이 수사한 경찰은 구조물 시공부터 감리, 관리까지 모든 단계 부실이 결합해 발생한 ‘인재’로 결론내렸다.

경남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26일 NC파크 관중 사상 사고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김종해 창원시설공단 전 이사장과 이경균 창원시설공단 이사장 직무대행, 창원시설관리공단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창원NC파크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중대재해처벌법 위반)를 받는다.

지난해 3월 29일 오후 5시 13분께 NC파크 4층 외벽에 부착된 무게 32kg 알루미늄 루버가 21.4m 높이에서 추락해 4번 게이트 건물 1층 매점 앞에 있던 관중 3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2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NC파크는 창원시 소유로 창원시설공단이 관리를 수탁하고 있다. 시설물 유지관리 책임이 창원시설공단에 있다는 뜻이다. NC다이노스 구단은 사용 수익자로 건축 분야를 제외한 설비 소모성 유지·관리 책임만 있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경찰은 앞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던 이진만 NC다이노스 대표이사와 NC다이노스 법인은 검찰로 송치하지 않을 계획이다.

경찰은 창원NC파크 관중 사상 사고가 △시공사 설계·시공 부실 △감리단 공사 관리·감리 소홀 △창원시설공단 관리 부실 △NC다이노스 탈부착 작업 과실 등 원인이 총체적으로 결합해 발생한 사고라고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알루미늄 루버 시공 원청 대표 A 씨는 직접 시공 의무를 위반해 일괄 불법 하도급한 뒤 현장 대리인을 배치하지 않는 등 관리·감독을 방치했다. 시공 하청 대표 B 씨는 구조물 하중 안전성 확인 계산을 빠트리고 설계도와 종류·규격이 다른 자재를 사용했다. 이 때문에 루버가 충분한 체결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실제로 사고 이후 긴급 안전점검 결과, 추락하지 않은 루버에서도 부식이나 변형 같은 하자가 다수 발견돼 전체 철거했다.

감리단 소속 현장감리 C 씨는 무자격자 시공을 방치하고 풀림 방지 조치가 없었는데도 ‘적합’ 판정을 내렸다. 책임감리 D 씨는 C 씨 보고에만 의존해 검측 결과를 승인했다.

창원시설공단 직원 E·F·G 씨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총 12회 정기 안전점검을 벌였으나 형식에 치우쳐 루버 하자를 방치했다. 심지어 점검 결과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복제해 작성했다.

특히, 창원시설공단 직원 H 씨는 2024년 9월 정기 안전점검 수행 업체로부터 △루버 부실 상태와 관리 필요성 △추락 위험성을 직접 전달받았지만 보고하거나 보수·보강 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무시하거나 방치했다. 생명을 살릴 마지막 기회를 놓친 셈이다.

NC다이노스 구단 측도 2022년 12월 유리창 교체 작업 과정에 루버 탈부착 업체를 선정하면서 무자격업자에게 공사를 발주했다.

경찰은 알루미늄 루버 시공사 원·하청 대표, 감리단 소속 감리, 창원시설관리공단 법정점검 담당자, NC다이노스 시설 담당자 등 1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오승철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다중이용시설인 야구 경기장 유지·관리 부실이 시민 생명을 앗아간 중대시민재해라는 점을 명확히 했고, 안전사고 발생 시 시설물 수탁 관리자와 운영 주체 간 책임 회피 관행을 타파해 책임을 물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높은 위치에 부착하는 구조물은 드론 촬영, 로봇을 활용한 영상 분석 등 점검을 의무화하고 안전관리 책임 소재도 명문화하는 방안을 해당 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승철 경남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장이 26일 경남경찰청 기자실에서 창원NC파크 관중 사상 사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최환석 기자 오승철 경남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장이 26일 경남경찰청 기자실에서 창원NC파크 관중 사상 사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최환석 기자

한편 창원시설공단은 경찰의 이번 판단에 유감을 표하며 향후 진행될 사법 절차에 따라 책임 주체에 대해서 소상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공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고는 시공과 재설치 과정에서의 구조적 문제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사안”이라며 “특히 루버 탈부착과 재설치 과정에서의 시공상 문제가 직접 원인으로 확인됐다”고 꼬집었다. 자체적으로 루버 탈부착·재설치 진행한 NC의 잘못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공단은 NC다이노스와 계약에 따라 법정 점검만을 수행해 왔으며 전문 점검업체에 의뢰한 용역 점검에서도 루버에 대한 결함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공단이 위험 요인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경찰의)견해에 대해서는, 실제 점검 범위와 당시 확보할 수 있었던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실제 안전관리 권한과 책임은 실제 운영 주체(NC다이노스)에서 수행해 왔다고 설명하며 공단 직원은 평소 시설 출입과 점검 시에는 운영 주체의 사전 허가와 동행하에 제한적으로 이뤄져 왔다고 부언했다.

공단은 “이처럼 독자적인 점검이나 즉각적인 위험 제거 조치가 불가능한 관리 구조였음에도 불구하고 공단에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을 집중시킨 점은 사고의 실질적 지배 구조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했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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