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나무와 돌멩이의 지적 세계> 책 표지. 코쿤북스 제공
회사에 베토벤 월광을 듣고 자랐다는 짭짤이 토마토 선물이 왔다. 토마토가 단 것이 일조량 덕인지 하루 2시간 클래식 덕인지 알 길 없다. 토마토가 소리 듣는 메커니즘을 인간은 모른다.
다만 식물도 소리에 반응한다는 실험이 있다. 배추흰나비 애벌레가 배춧속을 갉아먹는 소리를 냉이에게 들려줬다. 그러자 즉시 잎 가득 화학적 방어 수단을 가동하더란다. 머리 양옆에 붙은 감각기관을 쫑긋하는 것만이 ‘듣는’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식물 기억 연구도 있다. 손에 닿으면 잎을 오므리는 미모사를 하루 360번 떨어뜨려 보았다. 곧 미모사는 4~5번 낙하 만에 잎을 열어 놓기 시작했다. 무시하는 법을 배운 것이다.
책은 지능이 인간 고유의 속성이 아니라고 말한다. 동물이나 식물, 곤충, 단세포생물에도 지능이 있음을 방대한 예시로 설득해 나간다. 각자 나름의 지능을 발휘하며 살았으나 인간 잣대 속에서 ‘지능’으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동물부터 단세포생물, 심지어 돌멩이까지 지능을 지닌 세계관 안에서 인공지능의 출현은 두려울 것이 없다. 펭귄, 문어, 나무, 미모사의 지능에 인공지능이 더해졌을 뿐이다.
인간이 독점한다고 믿었던 지능을 AI에게 빼앗기게 될 것이라는 위협적인 예언이 난무한다. 인간 지능을 인공지능이 넘어설 것이란 공포다. 애초 인간은 지능을 독점한 적 없었다는 저자의 역설이 새롭다. 토마토와 나누던 지적연대를 AI와도 넓혀 나가자는 시각은 혼란스러우나 공존 가능성은 어찌 된 일인지 희망적이다. 제임스 브라이들 지음/김보영 옮김/코쿤북스/460쪽/2만 5000원.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