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싱어송라이터 노다 가쓰히코 씨가 9일 오후 부산 동구 (사)부산한일문화교류협회에서 이수현 의인의 모친 신윤찬 씨 앞에서 이 의인을 기리는 추모곡을 부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그날 네가 그렸던 꿈이 오늘은 누군가의 마음을 비추고 있어. 너의 기타 리듬에 맞춰 노래하며 세상에 사랑의 씨앗을 뿌리자.”
일본의 싱어송라이터 노다 가쓰히코 씨는 9일 자작곡 ‘Heartful Flower(마음이 가득 담긴 꽃)’을 처음 공개했다. 25년 전 일본 한 지하철역 선로에 추락한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한국인 이수현 의인을 기리기 위해 노다 씨가 만든 추모곡이다.
이날 (사)부산한일문화교류협회에 따르면 노다 씨는 협회를 방문해 이 의인의 어머니 신윤찬(LSH 아시아 장학회 명예회장) 씨에게 이 노래를 처음으로 소개했다. 경쾌한 리듬과 밝은 멜로디가 어우러진 곡은 항상 쾌활하고 주변에 친절했던 이 의인의 생전 모습과도 닮아 있다.
이수현 의인은 2001년 도쿄 신오오쿠보역에서 선로에 추락한 일본인 취객을 구조하다 세상을 떠났다. 당시 사고는 한국과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고, 양국 국민이 함께 애도하는 계기가 됐다. 이 의인의 희생은 지금까지도 국경을 초월한 인간애와 용기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노다 씨 역시 2001년 뉴스를 통해 이 의인을 처음 알게 됐다. 노다 씨는 지난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고자 조선통신사를 주제로 한 노래를 작곡했는데, 이 과정에서 뉴스에서 봤던 이 의인을 다시 떠올렸다. 이후 이 의인의 희생을 기리고, 그 정신을 널리 전하고자 추모곡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노다 씨는 추모곡을 완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이 의인의 모친 신 씨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이 의인을 잘 담아내고자 그가 좋아했던 기타를 중심으로 곡을 구성했다. 가사에는 이 의인이 가장 좋아했던 꽃인 안개꽃을 담았다. 따뜻한 마음이 꽃처럼 퍼져 새로운 희망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의미이다.
노다 씨는 “이 의인의 희생정신은 양국을 잇는 소중한 가교로 자리하고 있다”라며 “그의 따뜻한 마음을 담아 전 세계에 사랑의 씨앗을 뿌리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노래를 작곡했다”라고 밝혔다.
아들을 추모하는 노래는 신 씨에게도 큰 감동을 줬다. 신 씨는 “명랑했던 아들의 모습과 꼭 닮은 노래라 더욱 마음에 와닿는다”라며 “아들의 희생을 기억해 줘서 감사하고, 그 뜻이 헛되지 않게 양국의 관계가 오래 지속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