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62조 유령코인’ 재발…한은 “코인도 ‘서킷 브레이커’ 도입해야”

입력 : 2026-04-13 13: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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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오지급…내부통제 탓”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지난 2월 발생한 62조 원 규모의 이른바 ‘유령 코인’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코인거래소에도 ‘서킷 브레이커’ 같은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13일 밝혔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2025년도 지급결제보고서’에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비트코인 오(誤)지급 사태를 되짚으며 이같이 밝혔다.

서킷 브레이커는 자산 가격의 급격한 변동이 발생하는 경우 거래를 중지하는 장치다. 한국거래소에서는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가 전날보다 8% 이상 하락한 상태로 1분이 지나면 20분간 거래를 중단시킨다.

지난 2월 6일 저녁 발생한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는 고객 이벤트 당첨금으로 62만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하려다 직원 실수로 단위를 잘못 입력해 비트코인 62만 개(약 60조 원 상당)를 지급한 사고였다.

사고 발생 직후 일부 고객이 오지급된 비트코인을 대량 매도하면서 빗썸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일시적으로 9800만 원에서 8100만 원까지 급락했다. 다른 이용자들은 패닉셀(투매), 자동 매도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 비트코인 담보 대출의 강제 청산도 있었다.

한은은 사고의 핵심 원인으로 “운영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 장치가 없었던 점”을 지목했다. 당시 빗썸에서는 상급자 결재나 내부 감시 부서 등의 확인 없이 담당자가 비트코인 등을 지급할 수 있었다. 또 내부 장부와 실제 블록체인 지갑 잔고를 하루 한 차례만 대조하는 등 구조가 허술했다.

특히 사고 발생 인지까지 20분, 거래소 대응까지 추가로 20분이 소요돼 피해가 컸다. 빗썸은 이상거래 탐지시스템(FDS)을 자체 운영하고 있었으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한은은 “고객에게 현금이나 가상자산을 지급할 때 입력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시스템적으로 사전에 인지하고 통제할 수 있는 이중 확인 시스템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거래소 가상자산 내부 장부와 블록체인상 잔고 간의 정합성이 실시간, 자동으로 확인될 수 있도록 하고 인적 오류에 의한 오지급을 사전 차단할 수 있는 IT(정보기술)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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