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8일 이란 케심 섬 해안의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AP 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일시 개방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에 대해 이란 군부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면서 해협은 다시 봉쇄된 것으로 보인다.
18일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발표했으나 여전히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막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해협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BBC에 따르면 영국 해사무역기구는 호르무즈에서 유조선 한 척이 이란 해군 함정 두 척의 공격을 받았다고 보고했으며 컨테이너선 한 척은 포탄에 맞았다고 밝혔다. 현지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이처럼 다시 이란이 해협 봉쇄에 나선 것은 이슬람혁명수비대로 불리는 이란 군부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이란의 아라그치 외무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에 글을 올리고 “레바논 휴전 상황을 반영해 남은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상선의 항해를 전면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국제유가는 큰폭으로 떨어지고 미국 증시는 크게 오르는 등 전세계 금융시장에도 즉각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란군은 아라그치 장관의 발표에 즉시 제동을 걸었다.
익명의 이란군 고위 관계자는 국영방송 등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적과 연관되지 않은 선박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란 강경 보수파와 군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매체들도 아라그치 장관에 일제히 날을 세웠다. 그의 엑스 글이 혼란을 조장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만 세워줬다는 것이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외무장관의 예상치 못한 게시글과 뒤이은 트럼프의 초조한 허세가 동시에 터져 나와 이란 사회는 혼란의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외무장관을 맹비난했다.
이같은 비판이 쇄도하자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결정에 대해 “외무부만의 결정이 아니라 이란의 의사결정 체계에 기반한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이는 이란 정부와 군부의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명백히 보여준 일이다.
이란 정부가 공식적으로 해협을 다시 봉쇄하겠다고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군부가 해협을 엄격하게 군사적으로 통제하고 있어 해협은 다시 봉쇄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